북한과 미국은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첫 회의를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방안 등을 집중 협의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수석대표를 맡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에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폐쇄를 골자로한 '2·13 베이징 6자회담 합의' 이행 의지를 밝히고 테러지원국 명단과 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 대상에서 빼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대해 첫 만남인 만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기 위해선 어떤 절차가 필요한 지를 주로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이 테러행위 포기를 공식 선언하고 반테러 국제협약에도 가입해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은 힐 차관보의 평양방문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1차 회담을 마친 후인 6일 오전 뉴욕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회의가 건설적이고 실무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관계상화에 필요한 모든 문제들을 놓고 중요성을 가늠해 의제를 설정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방북문제에 대해서는 "언젠가 제기되겠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2.13 합의에 따라 영변 원자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이 원심분리기 등을 비밀리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 만큼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도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2002년 10월 2차 북 핵위기 발발 이후 4년5개월 만에 열린 북·미 간 공식 양자 회담으로 6일까지 이어졌다.

한편 방한 중인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6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보유해 왔음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북한이 자발적으로 HEU 개발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대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코리아소아이어티에서의 세미나에서 북한은 모든 핵프로그램 문제 해결에 응할 것이며 특히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의혹들을 해명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정지영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