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프간 폭탄 테러로 윤장호 병장이 사망함에 따라 군 당국은 김근태 합참 작전참모본부장을 반장으로 대책반을 구성하고 이라크 자이툰부대 등 해외 파병부대에 테러 경계령을 내렸다.

군 당국은 이번 폭탄테러가 한국군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테러에 대비해 해외파병 부대 지휘관들에게 부대원들로 하여금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독려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외파병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군 대책반 구성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테러공격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동의·다산부대,이라크 자이툰부대 등 해외파병부대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요원들에게 긴급 지시를 하달했다.

김관진 합참의장은 사망 보고를 받은 뒤 즉각 대책반 구성과 함께 해외파병부대에 테러경계령을 내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김근태 작전참모본부장을 반장으로 대책반을 구성했다.

합참 관계자는 "정부는 오늘 오후 7시30분께 합참,외교부,국정원,기무사,NSC 등 유관기관 협조회의를 열어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외국민 보호 대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재외공관에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총 2500여명 해외 파병 중

현재 한국군은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 또는 유엔 차원의 평화유지활동(PKO)의 일환으로 이라크와 아프간을 포함해 대략 8개 지역에 2500여명이 파병돼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는 다산부대(8진·공병) 및 동의부대(10진·의료) 205명이 파병돼 동맹군과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각각 공병 및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동의·다산부대는 각각 2002년과 2003년부터 아프간에서 파병임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인 다산 8진과 동의 10진은 지난해 9월 교대병력으로 파병됐다.

동의·다산부대는 미군 기지인 바그람 기지 안에서 동맹국이나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파병활동을 하고 있어 안전한 것으로 판단됐지만 윤 병장은 부대 정문 앞에서 현지인 안내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됐다.

최근 아프간에는 저항세력인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진 데다 이날 발생한 폭탄테러로 한국군에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2004년 하반기부터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돼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이툰부대도 대표적인 파병부대다.

자이툰부대에는 현재 2200여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파병기한이 연장된 대신 오는 4월까지 1200명 수준으로 병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아르빌 지역의 치안은 대체로 안정돼 있는 편이지만 이라크 전체가 전장(戰場)인 만큼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쿠웨이트 알리 알 살렘 미군기지에도 공군 다이만부대 장병 100여명이 파병돼 자이툰부대의 병력 및 물자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께에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의 적대행위 감시를 위해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 특전사 병력을 중심으로 350여명이 파병될 예정이다.

◆철군 논란 거세질 듯

이번 한국군 사병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해외파병에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파병반대를 줄곧 외쳐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철군 주장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에 파견된 자이툰 부대나 다산ㆍ동의 부대 등을 조속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팀장도 "작년 말 아프간의 현지 상황이 나빠졌을 때 국회에 상정된 파병동의안의 부결을 주장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탈레반이 소탕된 아프간은 안전한 상태'라며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합참 관계자는 동의·다산부대의 조기 철군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서 (지난해 말) 파병연장안이 통과돼 올해 연말까지 파병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