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유동성 위축 우려감으로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시의 종합주가지수가 27일 8.84% 급락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국내 증시도 1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1450선대로 떨어지며 5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밀려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 증시 조정이 급속하게 이뤄져 이머징마켓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유동성 위축 우려 점증

중국은 최근 시중은행 대출이 급증하고 물가 불안 우려가 제기되면서 현행 2.5%인 은행 예금금리가 연말까지 0.5%포인트가량 인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은행 지급준비율도 현행 10%에서 12~13%까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환율변동폭도 현행 0.3%에서 1.0%까지로 확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조치가 가시화되면 중국의 경기 진정 효과와 함께 기업 실적 둔화 및 주가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우려로 전날 30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하이종합지수는 9% 가까이 급락했다.

조용찬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금융정책은 이미 다 거론된 것이지만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영향은 크지 않다

중국 증시 급락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위안화 절상 논란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증시의 조정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경우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머징마켓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싼 국내 증시로 유입되면서 수급상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 철강 및 금융주의 급락이 글로벌 경기 변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황 팀장은 "문제는 속도"라면서 "조정이 급하게 이뤄질 경우 전체 이머징시장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중국 내 유동성 위축으로 인해 중국 투자증가율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국내 수출업체에 악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3~4월 국내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