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알짜 부자들은 헤지펀드와 같은 고위험 상품보다는 주식에 투자를 많이 하며 철저한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머니는 26일(현지시간) 투자자문회사인 노던트러스트의 조사 자료를 인용,"투자자산이 100만달러(약 9억3000만원)~1000만달러(약 93억원)인 미국 부자들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미국 주식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헤지펀드와 같이 위험성이 큰 상품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던트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부자들은 자산의 45%를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헤지펀드에는 단 1% 정도만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들을 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배일러드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피터 힐도 "우리 고객 대부분은 '홈런'을 치는 것보다는 견조한 성장을 추구하며 이 같은 이유로 포트폴리오(투자 종목 구성) 다양화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주식도 성장주 소형주 핵심주 가치주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며 "브레이크 없이 터보엔진을 가동할 수 없으며 초소형주만으로 돈을 만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부자들은 다(多)통화 전략도 선호한다.

샘슨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조나단 루이스 회장은 "보유 통화를 다양화하면 약달러의 지속에도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자들은 투자 상담도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조언을 들어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 같은 부자들의 분산 투자는 전 세계적인 시장 불안도 피해갈 수 있다.

중동에서 전쟁이 악화되고 고유가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거나,중국이나 인도 경제가 갑자기 침체되더라도 투자를 다양화하면 큰 위험은 피할 수 있다는 것.

피터 힐 CIO는 "우리는 세상의 모든 위험을 두려워하며 살 순 없지만 투자 분산이 세계 시장이 오락가락할 때도 꾸준한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길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