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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7일자) 겉도는 규제일몰제 철저히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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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의는 어제 규제일몰제(規制日沒制)가 1997년 도입된이후 2549개 규제가 신설되었지만 존속(存續)기한이 설정된 것은 전체의 1.9%인 48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몰제를 적용해 규제를 줄여 나가겠다는 정책의 취지가 허울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행정규제기본법은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모든 규제는 존속기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2006년 이후 신설된 149건의 규제 중에서 시한이 명시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규제일몰제는 규제를 없애더라도 또 다른 규제가 생겨나 규제는 여전하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만 지나면 자동적으로 해당 규제를 퇴출시킨다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사문화된 것과 다름없다. 존속기한이 명기된 규제가 희귀한데다 폐기예정일이 잡혀있더라도 해당 부처의 영향력에 따라 살아남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부당내부거래를 파악하기 위해 1999년부터 3년간만 이 같은 규제를 활용하기로 해놓고도 이미 두 차례나 시한을 늘린 데 이어 3년간 추가연장할 방침이다.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금지를 명시(明示)한 전기통신사업법 규정도 일몰을 앞두고 존속시한이 2년간 연장됐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일몰제가 겉돌면서 규개위에 등록된 규제 건수가 2003년 7836건에서 지난해 말 8084건으로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이다.

    규제가 남발될수록 시장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해 국가 전체에 비능률과 비효율이 쌓인다는 점은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규제의 폐해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규제일몰제를 도입했다면 취지를 살려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는 규제일몰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존속시한 설정 여부를 해당 부처가 결정토록 한 독소조항부터 수정하는 등 보완에 들어가야 한다.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 혁파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투자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제의 선순환 구도가 작동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성장동력 보강을 위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규제 혁파에 나서는 것이 절실하다. 수도권지역 투자,경제력집중 억제 등과 관련된 그물망 규제를 대상으로 존폐의 필요성을 철저하게 따지는 작업이 중심을 이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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