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스타 김혜수의 '바람피기 좋은날'은 그 제목부터가 솔깃하다.

볼륨감 넘치는 몸매의 김혜수가 10살 정도 어린 연하의 대학생(이민기)과 아슬아슬한 불륜을 나눈다니 얼마나 아찔한가.

유부녀의 불륜을 다룬 영화라 김혜수의 속옷 차림은 당연히 볼 수 있지만,섹시한 김혜수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 중 하나는 대학생 애인과 다정하게 손잡고 캠퍼스를 거니는 모습일 것이다.

가슴 한가운데 커다랗게 해골이 프린트된 검정 티셔츠에 하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키니 진(엉덩이부터 발목까지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을 받쳐 입었다.

작은 금속 조각들이 화려하게 박혀 있는 가죽벨트는 바지의 벨트고리에 얌전하게 걸려 있지 않고 엉덩이에 걸쳐 있어 더욱 자신감 있고 당당해 보인다.

눈가와 입매에 잡힌 주름살은 나이를 숨길 수 없지만,짧은 단발머리 아래로 달랑거리는 링 귀고리와 어깨에 둘러멘 큼직한 가방은 연하의 애인으로 인해 다시 대학생이 된 듯한 기분에 젖어 있는 그녀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김혜수가 선택한 이 바람난 아줌마의 패션 스타일은 2006년도 최신 유행 모드이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해골을 패션화한 제품을 도처에서 볼 수 있었다.

티셔츠와 바지,목걸이,스카프,넥타이,우산 등 해골 패션은 린제이 로한과 제시카 심슨 등 세계적 스타뿐 아니라 한국 연예계의 패션 스타인 이소라,주지훈 등도 종종 선보였다.

해골이 패션의 주요 테마가 된 것은 금기사항에 대한 파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죽음과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해골이 재기 넘치는 현대적 패션 아이템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해골 패션의 이미지를 연하남과 데이트에 빠져 있는 유부녀의 의상으로 적용시킨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패션 센스였다고 보인다.

유미하(패션 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