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KTF의 3세대 이동통신(HSDPA)의 전국 서비스 런칭을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 요인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시장을 혼란시키는 '스포일러'가 될 것이란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 잠잠해진 마케팅 경쟁 재발 '도화선'

신규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주로 외국계 증권사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HSDPA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될 수 있다며 KTF에 대해 '쇼(SHOW)'가 시작되기 전에 팔아치우라고 23일 조언했다.

'쇼SHOW'는 KTF의 HSDPA 서비스 브랜드명.

메릴린치는 "ARPU(가입자당 매출)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킬러앱이 부족하고 통화품질 개선 등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케팅 비용 부담 때문에 당분간 실적이 서프라이즈보단 실망을 안겨줄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베어스턴스도 KTF가 '현명한 후발주자'에서 '마켓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한 공격적 마케팅 전략은 리스크를 늘리는 요인일 뿐이라면서 시장 2위 업체로서는 '부적절한(inappropriate)'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매력적인 휴대폰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선 다른 업체들보다 더 비싼 값을 치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중단기적으로 마진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CJ투자증권은 KTF가 3월부터 요금 인하를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요금인하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삼성증권 장성민 연구원은 "HSDPA 서비스망이나 인프라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통화품질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 등에서 크게 효과를 발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HSDPA에 '올인'..SKT 따라잡을 기회

2세대 서비스에선 주파수와 서비스 개시 시점의 차이 등에서 KTF가 SK텔레콤을 추월하기 어려웠지만, HSDPA는 동일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서비스 개시 시점이 앞선다는 점에서 KTF의 1위 등극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서비스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단순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NH투자증권 김흥식 연구원은 "KTF가 소비자들의 심리적 전환장벽 해소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회사측의 올인 전략은 냉정히 봤을 때 현 상태에서 매우 적절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에 밀리고 LG텔레콤에 쫓기는 애매한 상황을 단번에 반전시킬 수 있는 고도의 경영 전략이라는 얘기다. 특히 매출 성장과 비용의 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평가.

한국투자증권도 SK텔레콤보다 먼저 전국망을 구축하고 전용 단말기를 보급함에 따라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장기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CDMA에서 탈피해 순수 WCDMA 업체로 전환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HSDPA가 직접적이고 빠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