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과 팬택앤큐리텔 등 팬택계열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치 산정을 바탕으로 3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1200억원 정도의 신규자금 투입을 통해 팬택계열을 살리는 경영정상화 방안이 제시됐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 신한 농협 등 10개 채권은행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실사기관인 한영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실사 결과에 따르면 팬택계열의 계속기업가치는 7300억원으로 청산가치 3000억원보다 4300억원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것은 회사를 청산하기보다는 회생시키는 게 채권 회수에 유리하다는 뜻으로 채권단의 정상화 지원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한영회계법인은 팬택계열의 정상화를 위해 감자 후 팬택에 1350억원,팬택앤큐리텔에 175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팬택 450억원,팬택앤큐리텔 750억원 등 1200억원가량의 신규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본잠식 정도를 감안할 때 팬택은 20 대1 안팎,팬택앤큐리텔은 30 대 1 정도의 감자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감자비율과 채무조정 규모 등은 추후 협의를 통해 확정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번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채권행사 유예기간인 다음 달 11일까지 채무재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팬택계열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맺은 뒤 본격적인 워크아웃 추진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팬택계열 정상화를 위해선 전체 채권의 절반 이상(55%)을 갖고 있는 2금융권과 소액채권자 등 비협약채권단의 손실 분담이 관건이란 지적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팬택계열 경영정상화 계획이 통과되기 위해선 비협약채권기관도 빠짐없이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며 "2금융권이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팬택계열 워크아웃은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단과 팬택계열은 오는 27일 비협약채권기관을 대상으로 한 실사결과 설명회를 열고 2금융권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유병연·김현지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