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첫 황사 예비특보가 22일 발효됐다.

2월 중 예비특보를 내릴 만큼 강한 황사가 몰아닥친 것은 황사예보가 기상청으로 이관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예비특보는 '주의보'(황사 농도 400㎎/㎥) 수준의 피해가 예상될 때 국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 전에 발효하는 '사전 예보' 성격을 띤다.

기상청은 이날 기압골의 영향으로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과 네이멍구 지역에 황사가 관측됐다"며 "23일까지 우리나라에 강한 황사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 예비특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사상 유례없는 '2월(겨울) 황사'의 원인에 대해 네이멍구 지역이 올 겨울 매우 건조하고 따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네이멍구 사막지역에 큰 눈이 내리고 겨울 한파로 얼어 붙었던 눈이 완전히 녹는 3월 이후에나 황사의 '공중 비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 지역이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를 보인 탓에 황사를 잡아둘 눈의 양도 부족했고 황사를 머금은 공기의 움직임도 원활해졌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서부 지방은 지난해 11월 이후 강우량이 10mm 미만에 머물렀다.

예년의 20%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평균 기온 역시 평년보다 1∼3도가량 높았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 5일 낮 최고 기온이 16.5도까지 올라 1840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6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사상 최악의 '황사대란'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민간기상정보 사업자인 케이웨더 관계자는 "황사 발원지의 따뜻한 날씨로 황사가 일찍,더 자주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22일 밤 황사가 지나간 후에도 2월 중 한 차례 더 황사가 불 수 있으며 3월에도 2~3차례 더 황사가 한반도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 역시 "황사의 발생 빈도는 변수가 많아 미리 점치기 어렵지만 황사 발원지의 기상상태를 감안할 때 예년보다 황사가 극심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에 영향을 주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와 같은 이른 황사는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는 1~2년 후에는 '봄 황사'라는 말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

네이멍구 지역의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이 반복될 경우 겨울인 1~2월이나 여름인 6월에도 황사가 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은 '황사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22일까지 강력한 황사가 세 번에 걸쳐 중국을 강타했다.

네이멍구 사막 인근의 간쑤성 랴오닝성 등은 황사바람이 모래폭풍으로 변해 심한 곳은 가시거리가 1000m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송형석 기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