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금융주 편식이 지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외국인들의 러브콜에 급등세를 보인 은행에 이어 매기는 증권주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오전 11시48분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권업종에 대해 538억원의 '사자'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주도 222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지만 전날에 비해선 매수 강도가 약해졌다.

이를 반영하듯 은행업종 지수는 강보합에 머물고 있지만, 증권업종 지수는 2% 남짓 뛰어 오르며 타업종 대비 두드러진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들의 이런 편식에 시장내 차별화 양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수는 371개로, 하락 종목수(370개)와 비슷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지만 개별 종목에서 느껴지는 체감지수는 그리 높지 않았단 얘기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2월 들어 외국인들이 사들인 은행주가 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보다도 많다"면서 "투신권의 매물 출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손대지 않는 종목들은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주외 다른 종목들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이라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만한 상황이다.

실제로 2월 들어 은행업종 지수는 20% 가까이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외국인들의 외면을 받은 전기전자 업종은 3% 상승하는데 그쳤다.

김 연구원은 "지금의 장세는 모든 업종으로 상승세가 골고루 돌아가는 순환매나 키맞추기식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장세는 분명 아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던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그리 변변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과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철저히 구분지어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지나친 비관론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지만 여유있게 중장기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면 선취매를 통한 반등의 길목 지키기보단 추세를 따라가는 차별화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장의 체력을 보강해 줄 기관의 매수세는 지수에 후행해서 따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자금유출 등과 함께 나타나는 투신의 매도 기조가 부담스럽다"면서 "과거 경험상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은 전고점을 돌파한 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간접투자자금은 주가를 선행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지금처럼 이전 고점에 근접하는 주가 수준에선 눈치보기 내지는 환매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간이 지나면서 IT나 자동차 등 부진했던 업종들에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주식시장은 3월 중 1500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 간접자금의 유입세도 늘어날 것이란 게 김 팀장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