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4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정기 전당대회를 열어 합의 추대된 정세균 의원을 당 의장으로 선출했다.

또 김성곤 김영춘 원혜영 윤원호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뽑았다.

열린우리당은 전대에서 대통합 신당 추진을 결의하고,새로 구성된 지도부에 신당추진 방법과 절차 등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했다.

정 의장은 수락 연설에서 "즉각 실질적인 대통합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개혁을 지지하는 사람,미래를 지향하는 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대에는 전체 대의원 9157명 가운데 6617명(72.3%)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를 무난히 채웠다.

이에 따라 의원 31명의 탈당으로 난파 위기에 처한 열린우리당이 '정세균 체제' 출범을 계기로 당 내분을 수습하고 정계개편의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의원들의 탈당 흐름도 당분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세균호'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당장 탈당파 의원들과 통합신당 창당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김한길 의원 등의 집단 탈당파가 구성한 '통합신당 모임'은 벌써부터 5월 말 신당 창당과 같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쏟아내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민생정치 모임'도 상반기 중 신당창당준비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외부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임 정 의장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 의장은 적어도 한 달 내에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당 추진 작업이 더딜 경우 당내 관망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지고,열린우리당은 공중분해되는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상당수 의원들은 한 달 안에 신당 추진 작업에 성과가 없으면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정 의장이 내주 대통합 추진기구를 발족,제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접촉을 서두르는 이유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