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실적꾸러미와 깜짝 고배당쇼.' 국민은행의 2006년 실적 발표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다.

국민은행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견실한 영업력 복원과 건전성 회복,고배당 등으로 오랜만에 주주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향후 리딩뱅크의 지위를 유지한 채 주주들에게 지속적인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선 추가 대형화와 겸업화 전략이 관건이란 지적이다.


◆사상 최대의 연간 순익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4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9.8%(2199억원)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 중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68.4%(4641억원) 줄어든 2140억원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은 은행업감독 규정 개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으로 6298억원(세후 4566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4분기 중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75억원) 감소한 6706억원,2006년 전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0%(6765억원) 증가한 2조92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산건전성 함정 탈출 원년

국민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체율은 0.95%로 3분기 말의 1.28%에 비해 0.33%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연체율이 1% 밑으로 내려간 것은 국민은행 역사상 처음이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 대비 0.67%포인트 개선된 1.03%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드디어 자산건전성의 멍에를 벗어던진 원년이란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50% 배당으로 깜짝쇼

국민은행은 2006년 결산 배당은 주당 3650원,총 배당금은 1조2000억원으로 결정됐다.

은행 역사상 가장 많은 배당금이고 배당성향도 50%로 최고 수준이다.

강정원 행장은 앞으로도 배당성향 30%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금융팀장은 이에 대해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고배당에도 불구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높게 유지돼 자본의 적정성에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익을 배당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자기자본이 과도하게 커져 자본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환은행 인수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상태에서 결정한 고배당 정책이라는 점은 주주가치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대형화와 겸업화가 관건

향후 국민은행의 관건은 추가적인 대형화나 겸업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은행업의 화두는 비이자수익이나 비은행부분의 성장 전략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계 일각에선 강정원 행장의 임기가 올 10월 만료되는 만큼 지배구조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민은행이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고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지배구조만 안착한다면 금융권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 행장은 이와 관련,최근 실적 발표 IR에서 "외환은행 인수 포기를 생각해본 적 없고 포기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