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웹(호주)이 골프 인생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웹은 11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리조트GC(파72ㆍ6443야드)에서 끝난 유럽ㆍ호주LPGA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총상금 80만호주달러)에서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오르며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만 여섯 번째 우승이며 프로 통산 42승째다.

전날 자신이 1999년 세웠던 코스레코드를 1타 줄인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단숨에 선두로 솟구친 웹은 마지막날 시종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상대선수들을 압도했다.

거센 바람이 코스를 휘감았지만 한번 승기를 잡은 웹을 누구도 위협하지 못했다.

웹은 비교적 쉬운 전반에 버디 4개와 이글 1개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웹이 지난주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한 배경에는 꾸준한 연습과 스윙교정의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심리훈련 성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웹 옆에는 코치인 트리지시와 심리상담가인 노엘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특히 노엘은 라운드를 마치면 웹과 대화를 통해 그날의 라운드를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웹은 인터뷰에서 "노엘은 매우 기본적인 것을 말해준다.

게임을 복잡하게 하려 하지 말고 단순화시키라고 한다.

한 샷 한 샷에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웹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는 좋은 스코어를 내지 못했다. 첫날 1언더파(버디2 보기1)에 그쳤고 2라운드에서는 초반 5개의 버디를 낚으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잇따라 더블보기,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게임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노엘의 심리 훈련은 웹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긍정적인 사고를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심리적인 위해요소를 제거하고 때를 기다리던 웹은 3라운드에서 최상의 라운드를 이끌어냈다.

웹은 200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5개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획득,'커리어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긴 슬럼프에 허덕였다. 미 투어에서 1999년 6승,2000년 7승,2001년 3승 등 꾸준히 3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던 웹은 2003년 1승,2004년 1승에 그치더니 2005년에는 무승의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2006년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의 역전 우승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5승을 달성하며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다.

신지애(20)와 안선주(19ㆍ이상 하이마트)는 각각 2,4위를 기록했다.

골드코스트(호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