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조각 거장 마리노 마리니(1901~1980)가 한국에 온다.

서울 덕수궁미술관(14일~4월22일)과 인사동 선화랑(22일~3월21)이 공동으로 '마리노 마리니'전을 마련한다.

마리노 전시회가 아시아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리노는 헨리 무어와 함께 20세기 구상조각을 대표하는 작가로 2차 세계대전의 비극적 상황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수궁 미술관의 마리니전=20세기의 불안을 표현한 보기 드문 대표작들로 구성된다.

'기적을 기다리며'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오리지널 조각작품 50점과 희귀 회화작업 55점 등 총 105점을 보여준다.

2차 세계대전의 비극적인 상황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

유화작품 중에는 '포모나(Pomona·대지의 풍요를 상징하는 과일의 여신)'로 이름 붙여진 여성누드화 등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 상당수 들어 있다.

전시되는 작품 가격 총액은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덕수궁미술관은 '완숙미 넘치는 조각명작''2차 세계대전 전쟁이미지''여성누드' 3개의 주제 아래 마리나의 생애를 따라가며 시기별로 작품을 배치했다.

월요일은 휴관.어른 5000원,학생 3000원 (02)2022-0612

◆선화랑의 마리니전=마리노의 조각 작품과 함께 원색적인 색감의 회화,드로잉,판화 등 평면작품까지 출품돼 그의 전반적인 작품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마리노가 조각의 거장이 되기까지 작품의 바탕이 됐던 회화를 비롯해 드로잉 등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93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9점을 출품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카발리에(Cavaliere·기마상)' 시리즈를 제작하기 위해 만들었던 드로잉과 판화들은 회회와 조각을 넘나드는 다양한 조형적 시도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들이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말과 기수' 등 조각 작품이 점차 난폭해지는 말을 통제할 힘을 잃어가는 기수를 통해 우리시대의 비극을 형상화했다면,회화작품은 행복과 재탄생을 의미하는 이미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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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