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부처 차관급 인사를 놓고 관가에서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학연을 따져 인사를 행한 것 같지는 않은데도 재경부는 경기고,산자부는 서울고가 주류(?)를 형성하게 됐고 재경부는 김석동 차관의 발탁 인사로 대부분의 1급과 국장이 김 차관의 행정고시 선배이거나 최소한 동기인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결과가 후속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가의 관심이다.

우선 재경부에는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1971년 졸업)과 김석동 신임 1차관(72년),임영록 차관보(73년),권태균 금융정보분석원장(74년),임승태 금융정책국장(74년) 등 경기고 출신들이 줄줄이 포진했다.

반면 산자부는 김영주 장관(67년)을 필두로 오영호 1차관(71년),이승훈 무역투자정책본부장(73년)이 서울고 출신들이다.

재경부 출신인 김 장관이 산자부로 자리를 옮기고 오 차관이 이번에 새로 선임되면서 서울고가 '로열 패밀리(?)'로 급부상한 것.

행시 기수로 보면 23회가 득세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김석동 차관과 오영호 차관이 모두 행시 23회다.

특히 인사 적체가 심한 재경부에 젊은 차관이 오자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관료 조직은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전임 재경부 박병원 1차관이나 산자부 김종갑 1차관·이원걸 2차관이 행시 17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꺼번에 6년 젊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재경부에서는 채수열 국세심판원장(17회)과 유재한 정책홍보관리실장,조성익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이상 20회)이 사표를 냈고 김경호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21회)은 후임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추천됐으나 권 부총리와 경기고 동기인 데다 김 차관이 후배라는 점을 들어 본인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임영록 재경부 차관보(20회)는 지난해 말 승진해 일한 기간이 짧은 데다 김 차관보다 행시는 빠르지만 고졸 기준으로는 후배이고 금융정책국장 시절에는 김 차관을 차관보로 모셨기 때문에 별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차관보다 행시 기준으로나 고졸 연도 기준으로나 모두 후배인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한 중간 간부의 자평이 나올 만큼 상당수 간부들이 충격을 받았다.

재경부에서 김 차관과 행시 동기로는 조원동 경제정책국장,임승태 금융정책국장,노대래 정책조정국장,권혁세 재산소비세제국장,김교식 홍보관리관 등이 주력 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람들도 이번에 '빛'을 봤다는 얘기가 있다.

오영호 차관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일했고 김석동 차관은 8·31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할 때 대책반장으로 일했다.

윤용로 금감위 부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에 '매우 똑똑한 관료'로 칭찬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현승윤.박준동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