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동안 노래 1014곡을 부를 겁니다.

혹시 제가 지쳐 쓰러질까봐 강남경찰서가 앰뷸런스까지 준비했다고 하네요."

50대 여성이 장시간 노래부르기 세계 신기록에 도전한다.

도전 시간은 무려 60시간.

12일부터 14일까지 하루 4시간씩만 빼고 꼬박 노래만 부른다.

주인공은 충북 진천군에 사는 자그마한 체구의 주부 김석옥씨(52).

김씨가 도전하는 방식은 영국 기네스가이드 규정을 따른다.

즉 50분 노래하고 10분 쉬되 중간에 절대로 밥을 먹을 수 없다.

음료수만 허용된다.

김씨의 계산에 따르면 60시간 부를 수 있는 곡은 1014곡.

김씨가 장시간 노래부르기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이미 한국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2월6일 16시간 동안 280여곡을 불러 세계기네스북 등록 컨설팅업체 한국기록원에 이름이 올라있다.

김씨는 이번 도전에 꼭 성공해 이 분야 세계 최고기록을 깨겠다는 각오다.

세계 기록은 지난해 11월 독일의 한 남성이 세운 59시간 12분.

김씨가 노래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것은 남편 때문이다.

환경미화업체 부사장이던 남편이 악성 뇌종양 말기 선고를 받자 김씨는 한동안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하지만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남편과 제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6개월 시한부생명을 선고받은 남편은 김씨의 노래 덕분인지 4년째 건강하게 삶을 지켜가고 있다.

김씨는 이미 앨범을 두 장 발매한 가수이자 공모전에 당선한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가수가 아닌 '소리꾼'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도전을 앞둔 그녀는 요즘 채식 위주의 식사로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남편을 위해 노래를 부르면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날거예요." 김씨는 작은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