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는 지속된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9일)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실질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이런 양상이 향후 5년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금융 국제화와 혁신적 파생상품 등장으로 위험은 낮아지고 유동성이 풍부해져 저금리 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리 인상에도 실질 금리는 낮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4년부터 작년 6월까지 무려 17차례에 걸쳐 금리를 4.25%포인트 올렸고 세계 경제도 작년 5.1%나 성장,지난 25년간 최고 수준을 보였지만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3년과 비슷한 4%대(8일 기준 4.73%)에 머물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0년물 금리는 2%대에 불과하다.

10년 만기 유로 채권 금리도 4%대로 2003년과 별 차이가 없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주춤해졌다.

미국 일본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이 8일 각각 3.50%와 5.25%인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월가의 전문가들은 올해 중 미 금리가 한 차례 인하돼 연말 금리가 5.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위크는 일본에서 다시 '디플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부동산 업체인 에쿼티 오피스 프라퍼티의 새뮤얼 젤 회장은 "저금리 국면이 앞으로 약 5년에서 7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화와 금융 혁신이 저금리 유도

금융의 국제화가 저금리를 유발했다.

돈을 빌리려는 회사들은 전 세계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싼 이자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 1년간 외화채권 발행액은 전년보다 20%나 늘어났다.

또 유로화 같은 거대 통화가 신규 유동성 원천이 됐다.

영국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제리 델 미시어 사장은 "만약 유로화가 사용되지 않았더라면 유로 자본시장은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 위험을 줄인 혁신적 파생상품의 등장도 저금리를 유도했다.

CDO(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처럼 자산의 신용 위험만을 따로 떼어내 수백 명에게 분산시키는 새 상품이 등장하면서 리스크는 낮아지고 유동성은 커졌다.

장외 파생상품 거래액도 작년 370조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팽창하고 있다.

◆저금리는 기회이자 위기

실질 금리가 낮으면 기업들은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이익이 늘어나고 전 세계 경기가 활황 국면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저금리는 한계 기업의 수명을 연장시키거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부작용도 야기할 수 있다.

또 풍부한 유동성 탓에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유동성 확대로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