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리더들이 컴퓨터에 빠져들어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에 관심이 깊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5)은 최근 컴맹을 흡연가,음치와 함께 21세기 3대 바보로 꼽았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인 주룽지(朱鎔基ㆍ79) 전 총리도 요즘 들어 좋아하던 경극 관람 등을 뒤로 한 채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있다고 홍콩의 시사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 3일자는 '이상하지만,연결된 북한의 인터넷'이란 제목으로 최근 김 위원장의 컴퓨터에 대한 관심과 북한사회의 인터넷 사용현황을 소개했다. 이 잡지는 김 위원장이 2000년 북한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에게 이메일 주소를 물어 주위를 놀라게 했을 정도로 컴퓨터에 관심이 깊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현실세계뿐만 아니라 가상세계도 외부와 단절된 북한이 2000년 국내용으로 광섬유케이블망을 구축,전국적인 인트라넷을 열었다고 전했다.

2003년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주룽지 전 총리는 그동안 중국 전통악기인 얼후(二胡) 연주와 경극 관람에 심취해 있다가 최근엔 이런 취미를 줄이고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관심을 돌렸다고 한다.

주 전 총리의 한 지인은 "그가 시사정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으며,매일 인터넷 서핑을 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주 전 총리는 사흘에 두 번꼴로 찾아가던 경극 모임도 크게 줄였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