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증시가 2월 들어 폭발적인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

외국인이 37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코스피지수는 저항선인 60일선(1401)을 뚫고 1410선도 넘었다.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다우지수의 영향에다 이머징시장 내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단숨에 전 고점(1464)을 넘는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간단히 끝날 장이 아니다"며 강한 상승장을 점치는 의견도 나왔다.


◆돌아온 외국인,왕성한 식욕

외국인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3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유가증권시장만 3400억원 넘게 사들인 건 지난해 12월14일(7756억원) 이후 처음이다.

선물시장에서도 3600계약 넘게 순매수해 긍정적인 시황관을 내비쳤다.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수가 1360억원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무서운 기세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국과 인도 시장의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 시장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이나 인도 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에 육박한 데 비해 국내 증시는 10배 초반에 머물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의 강세가 투자 심리를 살아나게 했다"며 "최근 나온 미국 내 거시 관련 지표들은 미국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을 올린 데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전 고점 넘을 수 있을까

지수는 이틀간 5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전 고점도 넘볼 태세다.

장 사장은 "1350선이 무너지면 추세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저점을 찍고 크게 반등해 내주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그동안 박스권을 형성했던 1350∼1400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면서 분위기가 돌변하고 있다"면서 "이번 상승세를 계기로 단기 조정이 마무리되고 중기 추세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이 상승 추세에 안전하게 복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 제동 △국내외 시장 금리 하향 안정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 일단락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1350선과 전 고점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박스권 상향 돌파를 위한 에너지 충전(수급 보강)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사장은 "1350선 근처에서 사고 전 고점에 이르면 비중을 줄이는 매매가 유리할 것"이라며 단기 낙폭이 큰 IT 대형주와 금융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홍 센터장도 1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 중 낙폭이 큰 종목을 추천했다.

이에 반해 임정석 NH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너무 많이 오른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며 1분기에 1500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