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차기 당 의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정세균 의원이 분당의 위기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번이 두 번째다. 당 의장에 공식 선출될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10여일이 남아있지만 내주 집단 탈당이 예고된 만큼 정 의장의 발걸음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정 의원은 탈당을 주도하고 있는 강봉균 전 정책위 의장을 네 차례나 찾은 데 이어 탈당이 거론되는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일단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지켜보자"며 탈당을 만류하고 있다.

여당의 한 의원은 2일 "탈당하겠다는 의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동요를 최소화시킬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정 의원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만큼 그의 설득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경쟁없이 원내대표와 당 의장에 추대될 정도로 당내 신망이 두텁다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가 이번에도 구원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20여명이 탈당서명을 한 상태로 그가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