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시에서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이내 방향을 틀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 강행에 대한 우려로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관련 우려가 선반영된 만큼 지수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다.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2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55포인트(0.5%) 상승한 2545.3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8포인트(0.42%) 내린 2522.2에 개장했다.글로벌 통상의 거대 축 중 하나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양대 당사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강행 방침이 미국 시장에 타격을 입혔지만,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화요일(4일)에 부과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행보는 2~3거래일 이상의 연쇄 급락을 유발하며 증시 추세를 붕괴시키기보다는 하락과 되돌림을 반복하는 변동성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시도 주중 2500선을 위협받겠지만 미국에 비해 관세 리스크가 선제적 반영돼, 주가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홀로 479억원 매도 우위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0억원, 55억원 매수 우위다.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2%, 1%대 약세다.특히 조선주가 강세다. 한화오션이 약 8% 강세이고 HD한국조선해양, HJ중공업은 4%대 오르고 있다. HMM(5.92%)과 STX그린로지스(3.41%) 등 해운주도 오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영향을 받지 않거나 수혜를 입는 업종이 부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코스닥지수는 약
방산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행된 여파로 보인다.4일 오전 9시23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6만5000원(10.94%) 오른 65만9000원에, 현대로템은 6800원(8.7%) 상승한 8만5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한화시스템(6.14%), LIG넥스원(5.36%), 한국항공우주(3.49%) 등도 강세다.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은 아무런 결론 없이 ‘노딜’로 끝난 영향이다. 서방의 지원이 없으면 전쟁을 수행하기 어려운 우크라이나의 처지를 본 세계 각국이 국방력에 대한 투자를 앞다퉈 늘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방산주 투자심리가 자극된 것이다.정상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평화협정을 지키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미국이 명확한 안보 보장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무례하다”고까지 말했다. 외교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표현이다.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파행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광물협정에 서명할 의향을 내비치며 손을 내밀고 있지만, 되려 미국 쪽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휴전 기대감이 부상했던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것도 방산주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되자, 이스라엘은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곳곳에 공습을 가했다. 이로 인해 2명이 숨졌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국내 반도체주가 장 초반 동반 약세다. 간밤 엔비디아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및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불확실성으로 9% 가까이 급락하자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오전 9시7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300원(2.26%) 내린 18만5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3%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0.55% 하락한 5만4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피에스케이홀딩스(-4.97%), 한미반도체(-3.64%), 테크윙(-3.57%), 디아이(-3.48%), 에스티아이(-3.25%), 미래반도체(-2.52%)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세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2.7%), KODEX 반도체(-2.47%), TIGER 반도체(-2.31%) 등이 일제히 내림세다.간밤 엔비디아 주가는 8.69% 떨어진 114.06달러까지 밀렸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6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전망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언제까지 AI에 막대한 지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AI 칩 수출 제한에 대한 불확실성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된다.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또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저사양 AI 칩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미즈호 증권은 "엔비디아가 대중국 AI 칩 수출 허가와 관련해 새로운 제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하반기 엔비디아 매출에 40억∼60억달러의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