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63ㆍ사진)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초기 '사형제 발언 논쟁'에 휘말리면서 만만치 않은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세계 최고 외교관'으로서 무난히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반 총장은 특히 특유의 부지런함에다 유엔개혁과 국제분쟁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취임 초기부터 유엔 안팎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여러사람을 만나는 등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열정을 보여줬다.

유엔 고위직인 사무차장보 이상 60여명으로부터 일괄사표를 제출받고 자발적으로 재산을 공개하는 등 유엔개혁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아울러 유엔개발계획(UNDP)자금을 북한이 전용했다는 의혹이 터지자 감사실시를 지시하는 등 발빠른 순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엔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첫 해외순방지를 아프리카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24일부터 9박10일 동안 유럽 3개국과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가 30일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나라로 방문한 곳은 케냐.아프리카 담당 유엔본부가 있는 곳이다.

반 총장은 내심 케냐에서 결혼한 뒤 그곳의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서 일하는 둘째딸 현희씨 부부를 만날 것이란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마침 현희씨가 업무차 우간다로 출장가서 만나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것이 우선이고 사적인 일은 그 다음인 것이 유엔의 방식"이라며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