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증권업협회장 자리를 둘러싼 3파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은 지난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추천위의 후보확정 절차 등이 남아있는 만큼 공약 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현직 회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남은 과제를 이어받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우회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업계로서는 중요한 시기에 재직하며 여러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건호 현 회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 등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의 마무리를 위한 연속성을 들어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김병균 대투증권 고문도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자본시장통합법은 언제든 시행될 사안"이라며 "자통법보다는 증권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고문은 "업계가 자통법 시행 자체보다는 금융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협회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역량을 살려 사업을 특화할 수 있도록 인력 보강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후보인 홍성일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5일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증권업계의 고객담당최고책임자(CCO)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홍 사장은 "궁극적으로 협회라는 '기관'의 냄새를 지워갈 것"이라며 "증권업계에서 쌓아온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 증권 산업의 레벨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협회장 선거를 둘러싼 세 후보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판세는 황 회장과 홍 사장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다.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은 30일 홈페이지 게재글을 통해 김병균 대한투자증권 고문이 차기 회장 후보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노조측은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자율규제기관으로서 협회의 권한과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그만큼 협회장 선출 문제는 증권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김병균 대투증권 고문은 적절한 후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 낙하산 정치관료의 전형을 보여준 인물인데다 대투증권 사장 시절 정규직원의 비정규직화, 본사사옥 헐값 매각 시도, 희망퇴직을 빙자한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에 앞장선 바 있다는 점을 지적.

증권업협회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2월8일 치뤄질 예정이며, 33개 회원사 가운데 과반수를 얻어야 선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1,2위 득점자 중 결선 투표를 통해 회장이 선출되게 된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