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8개국 정상을 베이징에 초청해 개최했던 중-아프리카 포럼이 끝난 지 석달도 안 된 3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다.

그는 채무 탕감,차관 제공,인력 양성,학교 및 복지시설 건립 등 두둑한 선물보따리도 들고 갔다.

돈으로 아프리카를 사고 있다는 서방의 비판을 받을 만큼 중국이 아프리카에 들이는 공은 예사롭지 않다.

아프리카 자원과 잠재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중국 상무부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카메룬 수단 등 아프리카 8개국 순방에 맞춰 아프리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중-아프리카 포럼에서 약속한 대로 아프리카 33개국에 대한 채무를 올 연말까지 탕감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3년간 30억달러의 우대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초등학교 100개를 지어주고,100~150병동 규모의 병원을 33개국에 건설할 예정이다.

또 5만㎢ 규모의 국제 컨벤션센터를 세우고 영어와 불어를 구사할 줄 아는 청년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3년 동안 매년 100여명씩 파견키로 했다.

이처럼 풍성한 선물보따리를 푸는 이유는 석유 등 아프리카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소비국이다.

안정적인 원유 공급이 필요하지만 중동은 미국의 입김이 거센 데다 정치적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의 원유자원을 확보,적어도 기름에 대한 걱정을 덜어버리겠다는 생각이다.

앙골라,나이지리아,수단이 석유자원 개발 중점 대상국이다.

콩고의 목재,남아공의 철광석,잠비아의 구리도 중국이 관심을 기울이는 대표적 자원이다.

인프라 건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베이징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 직후 나이지리아와 83억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는 중국의 해외건설 프로젝트 중 사상 최대 규모이다.

서방은 중국의 적극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이 아프리카 지역의 독재 권력은 돈을 제공,결과적으로 이 지역에 자행되고 있는 대량학살 인권탄압을 돕고 있다는 논리다.

후 주석은 이번 수단 방문에서 내전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자 서방에선 '중국이 경제를 넘어 정치적 영향력까지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온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