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노무현 대통령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재촉구했다.

이 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 대표의 말대로 민생이 정말 파탄직전의 상태라면 한밤중이라도 청와대로 달려와 대통령을 만나자고 해야 맞는 것 아닌가"라며 "개헌등 조건을 따지지 말고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대표가 지난 26일 신년연설에서 '민생회담'을 제안했고,청와대가 그날 개헌을 포함,모든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대화의 거부로 받아들인 데 따른 반박인 셈이다.

이 실장은 29일 강 대표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며 대화의 방식과 절차를 협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내달 개헌안 발의와 함께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이 실장은 "탈당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은 야당들이 개헌안의 수용 조건으로 요구하거나 열린우리당의 탈당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면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두 가지 상황 모두 결론이 난 게 아닌 만큼 탈당이 (방침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지난 25일 노 대통령의 신년 회견 이후 탈당 문제가 청와대 내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청와대의 '조건없는 만남'이 민생을 빙자한 정치쇼가 돼선 안 된다.

개헌 등 정략적 논의 불가라는 대전제는 불변"이라고 말해,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