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쓰리 테너'로 꼽히는 스페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66)가 바리톤으로 음역을 바꿔 무대에 선다.

40년 이상 테너 가수로 노래를 불러온 도밍고는 2009년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베르디의 작품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바리톤 배역인 제네바 총독 시몬 보카네그라로 출연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도밍고는 2009-2010년 시즌에 런던 코벤트가든 오페라극장에서도 보카네그라의 바리톤 음성을 들려줄 예정이다.

도밍고는 10년 전 코벤트가든 극장에 올려진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바리톤 배역이 아나라 보카네그라의 정적이자 보카네그라 딸의 애인인 테너 배역 가브리엘레 아도르노를 맡았었다.

도밍고는 1957년 멕시코시티에서 데뷔할 때 처음 바리톤 가수로 출발했으나 1960년 몬테레이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로 출연한 이래 쭉 테너 가수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도밍고의 구릿빛 테너 음성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두워지면서 베르디의 오텔로와 바그너의 파르치팔 같은 배역을 탁월하게 소화해 낸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터였기 때문에 바리톤 전환은 일정 부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가디언은 말했다.

개인적으로 도밍고는 최근 몇 년간 인터뷰에서 바리톤 레퍼토리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깊게 깔리는 베이스 바리톤에 가까운 보카네그라 배역을 맡는다는 도밍고의 결정은 다른 성악가들이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로 대담한 도전이라고 가디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