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결제 계좌로 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세요."

삼성 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이 증권사의 CMA를 활용한 체크카드(CMA 체크카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은행 결제를 활용하지 않고도 체크카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 보통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데다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 초 삼성카드가 내놓은 CMA 체크카드에 가입한 고객은 벌써 2만명을 넘는다. 삼성과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가 다음 달 초 'CMA 체크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며 LG카드와 롯데카드도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고금리에 캐시백 혜택까지

만만치 않은 신용카드 연회비와 은행 월급 통장에서 나오는 쥐꼬리만한 이자에 불만이었던 사람이라면 'CMA 체크카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회비 없는 체크카드로 신용카드 만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데다 CMA로 은행 월급 통장의 수십배가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CMA의 평균 금리는 연 4% 수준으로 이자가 연 0.1% 정도인 은행 보통예금 통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또 CMA 체크카드로 언제나 은행 입출금기기에서 CMA 계좌에 있는 돈을 찾아 쓸 수 있고 인터넷 뱅킹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신용카드처럼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각종 부가기능도 추가된다. 항공 마일리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삼성카드의 '삼성증권 CMA 체크카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이 상품의 적립률은 카드 사용액 1500원당 대항항공 마일리지 1마일. 연회비 1만~3만원대의 신용카드의 마일리지 적립률과 비슷하다.

마일리지나 포인트에 신경쓰기 싫다면 '현대 CMA 체크카드'가 적격이다. 아예 카드 사용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바꿔 매달 CMA 통장에 넣어주기 때문이다. 신한카드가 다음 달 1일 선보이는 '신한 CMA 체크카드'도 적립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캐시백 기능을 가지고 있다. LG카드와 롯데카드가 곧 출시할 상품들도 기존 체크카드 기능에 다양한 포인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증권사 CMA가 원금보장이 안되는 단점이 있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 은행 그늘서 벗어나

CMA 체크카드 판매는 카드사와 증권사에도 남는 장사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대금 결제계좌를 확보하기 위해 은행들에 구애의 손길을 펼쳐 왔지만 제휴 은행 수를 늘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사 CMA가 새로운 체크 카드 결제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증권사들도 CMA에 체크카드를 덤으로 얻어 고객층을 넓힐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게다가 카드사들과 제휴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CMA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에서 CMA를 체크카드 결제 계좌로 써도 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만큼 앞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간 제휴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