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때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급락했다. 특히 한국 온라인게임을 배급해온 중국 기업들이 게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19일 KOTRA 상하이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국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35%로 2004년 68%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28%에서 2배 수준인 54%로 뛰어올랐다.

중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약진한 것은 △한국 게임을 배급하던 성다 텅신 쥐우청 등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해 시장에 진출한 데다 △시나 소호 등 대형 포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왕이 성단 진산 등의 업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각기 4개 이상의 게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중국 전체로는 토종 게임 200여개가 서비스 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 기업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맡기는 방식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현지법인을 세워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시나닷컴의 지분 전량을 인수해 엔씨소프트 차이나를 설립,현지화를 강화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2005년 말 자본금 28만달러 규모의 현지법인을 세우고 이를 통해 게임 개발ㆍ유통 등 중국 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OTRA 상하이무역관 박한진 차장은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일부 한국 게임이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중국 게임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설 서버를 설치해 불법으로 한국 게임을 서비스 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것도 한국 업체가 고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