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직장 새내기라면 빚에 대한 명확한 생각을 정립하는 것이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빚은 양날의 칼이다.

잘 쓰면 약이 되지만 못 쓰면 독이 된다.

따라서 좋은 빚과 나쁜 빚을 구분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예로 들어 보자.수년 전 대출 1억원을 끼고 2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는데 현재 3억원이 됐다고 치자.원금 1억원을 투자해 1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수익률은 100%다.

자신의 돈만으로 투자했을 경우의 수익률(5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실제로 많은 부자들이 이 레버리지를 효과적으로 활용,단기간 안에 큰 부를 축적했다.

반면 기대와는 달리 아파트 값이 1억원으로 떨어졌다고 치자.내 돈만으로 집을 샀을 경우 손실률은 50%인 데 비해 1억원의 대출을 받아 샀을 경우 손실률은 100%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려야 한다.

실제로 이처럼 빚을 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쪽박'을 차고 신용 불량자가 된 경우도 많다.

내 집 마련을 할 경우에도 매월 부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이 월 순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빚도 있다.

수익률 0%인 소비성 지출을 위해 대출받는 경우가 그렇다.

더욱이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쓰거나 할부로 물건을 사는 것은 최악의 빚이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연 13~27.5%, 할부 수수료율은 10~20%에 달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직장인 새내기라면 마이너스 통장을 주의해야 한다.

한 번 마이너스가 발생하면 좀처럼 플러스 상태로 전환하기 어렵다.

마치 미지근한 물 속의 개구리처럼 잔고가 계속 마이너스로 떨어지지만 본인은 별다른 의식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마이너스가 한도까지 차오르고 은행에서 상환 독촉을 받은 후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마이너스 통장은 최후의 보루로 삼아야 한다.

마치 쌈짓돈처럼 꺼내 쓰다가는 훗날 낭패를 볼 수 있다.

빚이 있다면 빨리 갚는 게 상책이다.

대출 이자를 뛰어넘는 예금 이자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몰래 쓰는 빚이 있다면 솔직히 가족에게 '커밍 아웃(coming out)'해야 한다.

빚을 공개하는 데 타이밍은 필요 없다.

단지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가족 몰래 혼자만 알고 있는 빚은 대부분 큰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부모님이나 아내와 상의해 실수를 솔직하게 밝히고 함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돈과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