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데스크] 中, 이젠 '경제堀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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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중국 국영 CCTV는 총 12부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대국굴기(大國山屈起·뚫고 일어섬)'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15세기 이후 세계사의 큰 획을 그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 9개 나라의 흥망사를 다뤘다.
'제국주의를 복권시켰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마르크스주의적 역사관에서 일탈한 이 작품은 중국대륙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식민지배와 경제적 수탈로 혐오의 대상이기만 하던 옛 제국의 법치제도와 사회구조 등을 높이 평가하고 민권사회가 성립되는 과정을 집중 조명,중국 밖에는 또 다른 역사관이 있음을 전 중국대륙에 알렸다.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CCTV는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해야 했다.
중국정부가 국영TV를 통해 왜 이처럼 파격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일까라는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륙굴기가 한창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작년 12월 초 중국경제사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라는 장(章)은 완결됐다.
작년 12월11일 금융시장을 완전 개방함과 동시에 5년에 걸친 WTO 가입 절차는 끝을 맺었다.
이제 새로운 역사를 쓸 차례다.
세계화된 중국이 추구할 역사란 바로 경제 초강국을 만드는 일이다.
세계를 주름잡았던 9개 나라에 이은 10번째 나라로 스스로를 세우자는 것, 그것이 대륙굴기의 상영이유다.
그 수단은 총칼이나 이념이 아닌 바로 강대한 경제력임이 분명하다.
중국역사에 있어 2007년은 '경제굴기(經濟山屈起)'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중국의 사회주의시장경제 체제는 그동안 세 차례의 대변혁 과정을 거쳤다.
첫 번째는 1979년 개혁개방을 선언,자본주의를 도입한 것이었다.
이후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는 경제특구라는 성장엔진을 탄생시키며 중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 토대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중국은 WTO에 가입,세계화된 중국경제를 탄생시켰다.
세 차례의 대변혁을 완성한 중국경제는 1조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규모의 외환보유액,수출규모 세계 3위,GDP 세계 4위,최근 4년간 10%가 넘는 경제성장의 지속 등 대역사를 일궈냈다.
네 번째 대변혁인 경제굴기는 이미 시작됐다.
세계경제지도에서 '차이나 존'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이미 중국이 접수했다고 보는 게 옳다.
부채탕감이나 막대한 차관지원 등 거의 무한대로 돈을 쏟아부으며 아프리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확보했다.
중앙아시아, 심지어 남미에서도 '중국 소유'로 넘어가는 자원이 급증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과는 중국대륙을 연결하는 철도건설에 착수했고, 앙숙인 인도마저도 44년 만에 관계를 복원하며 25억 인구의 '중·인 경제권'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최근호에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팍스시니카(Pax Sinica)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까마득히 뒤에 있던 중국이 괄목할 성장을 한 사이에 '우리는 뭘 했나' 하는 자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가는 정말 한국이 중국의 동쪽끝에 있는 변방국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연초부터 들려온 현대자동차 노조의 어이없는 파업결정은 더 무겁게 가슴을 짓누른다.
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대국굴기(大國山屈起·뚫고 일어섬)'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15세기 이후 세계사의 큰 획을 그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 9개 나라의 흥망사를 다뤘다.
'제국주의를 복권시켰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마르크스주의적 역사관에서 일탈한 이 작품은 중국대륙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식민지배와 경제적 수탈로 혐오의 대상이기만 하던 옛 제국의 법치제도와 사회구조 등을 높이 평가하고 민권사회가 성립되는 과정을 집중 조명,중국 밖에는 또 다른 역사관이 있음을 전 중국대륙에 알렸다.
시청자들의 강력한 요구로 CCTV는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해야 했다.
중국정부가 국영TV를 통해 왜 이처럼 파격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일까라는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대륙굴기가 한창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작년 12월 초 중국경제사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라는 장(章)은 완결됐다.
작년 12월11일 금융시장을 완전 개방함과 동시에 5년에 걸친 WTO 가입 절차는 끝을 맺었다.
이제 새로운 역사를 쓸 차례다.
세계화된 중국이 추구할 역사란 바로 경제 초강국을 만드는 일이다.
세계를 주름잡았던 9개 나라에 이은 10번째 나라로 스스로를 세우자는 것, 그것이 대륙굴기의 상영이유다.
그 수단은 총칼이나 이념이 아닌 바로 강대한 경제력임이 분명하다.
중국역사에 있어 2007년은 '경제굴기(經濟山屈起)'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중국의 사회주의시장경제 체제는 그동안 세 차례의 대변혁 과정을 거쳤다.
첫 번째는 1979년 개혁개방을 선언,자본주의를 도입한 것이었다.
이후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는 경제특구라는 성장엔진을 탄생시키며 중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 토대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중국은 WTO에 가입,세계화된 중국경제를 탄생시켰다.
세 차례의 대변혁을 완성한 중국경제는 1조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규모의 외환보유액,수출규모 세계 3위,GDP 세계 4위,최근 4년간 10%가 넘는 경제성장의 지속 등 대역사를 일궈냈다.
네 번째 대변혁인 경제굴기는 이미 시작됐다.
세계경제지도에서 '차이나 존'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이미 중국이 접수했다고 보는 게 옳다.
부채탕감이나 막대한 차관지원 등 거의 무한대로 돈을 쏟아부으며 아프리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확보했다.
중앙아시아, 심지어 남미에서도 '중국 소유'로 넘어가는 자원이 급증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과는 중국대륙을 연결하는 철도건설에 착수했고, 앙숙인 인도마저도 44년 만에 관계를 복원하며 25억 인구의 '중·인 경제권'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최근호에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팍스시니카(Pax Sinica)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까마득히 뒤에 있던 중국이 괄목할 성장을 한 사이에 '우리는 뭘 했나' 하는 자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가는 정말 한국이 중국의 동쪽끝에 있는 변방국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연초부터 들려온 현대자동차 노조의 어이없는 파업결정은 더 무겁게 가슴을 짓누른다.
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