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반등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상승의 물꼬를 터줄지 외국인 매도를 야기시켜 발목을 잡을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있었던 9차례의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평균 3.6%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9번 중 6번은 주가가 올랐다.

이 증권사 정근해 연구원은 "이러한 주가 상승은 안정적인 수급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인데, 과거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전체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에는 뚜렷한 일관성을 부여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 연구원은 "9차례의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4번은 누적 순매수가 증가했지만 5번은 감소했다"며 "외국인들의 매매는 매입시기의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들에게 차익실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수급 측면에서 경계감이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과거와 달리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인 51%를 하회한 현 수준에서 외국인들이 전과 같이 공격적인 순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여주는 등 IT 업종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어서 자사주 매입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주는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란 판단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예상되며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서며 차익잔고 청산도 큰 충격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외국인 매수를 기대해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48%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주식 두 주 가운데 한 주는 외국인이 들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2005년 이후 좀처럼 2조원을 넘지 못해 성장성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 등도 강조하며 외국인 매매 패턴에 대해 과거 선례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도, 막연한 기대감도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시장이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스스로의 경쟁력과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