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요금 체계도 진화한다.

월정액제가 대세였던 몇년 전과는 달리 이제 부분유료화로 과금 방식을 바꾼 게임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게임들이 앞다퉈 정액제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CCR은 지난해 9월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MMORPG 'RF온라인'이 월정액제 때보다 매출이 5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월정액제를 포기한 뒤 신규 가입자 수도 하루 최고 5000명을 넘는 등 과금제 전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RF온라인은 2004년 월정액제 방식으로 상용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범서비스 때 동시접속자 수 4만명을 기록할 만큼 인기였던 이 게임은 나중에는 동시접속자가 5000명까지 떨어지는 등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었다.

요금제를 바꾸면서 동시접속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서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카발온라인'도 사정이 비슷하다.

2005년 말 정액제로 시작한 카발온라인은 시장에서 외면당하자 지난해 8월 부분유료화로 바꾸고 "공짜로 하는 MMORPG"라며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효과는 빨리 나타났다.

월정액제 당시 40위권에 머물던 카발온라인은 요금제 전환 후 12위까지 올라갔다.

월정액제 포기 바람은 꽤 거세다.

지난해 공개된 MMORPG 중 NHN의 'R2'를 제외하고는 모두 월정액제를 포기했다.

한때 MMORPG의 '빅3'로 불렸던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지난달 19일 월정액제를 포기했고 넥슨의 '구룡쟁패',소노브이의 '샤이야' 등도 1년 만에 공짜게임이 됐다.

그러나 과금체계 전환이 게임업체에는 많은 수익을 남겨주는 반면,정작 게임을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게임이 갑작스럽게 요금체계를 바꾸면서 월정액제로 게임해오던 마니아층은 "매달 꾸준히 돈을 내온 게이머만 바보가 됐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사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액제를 포기하면 동시접속자 수가 늘어나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개발에 쏟아부은 자금을 늘어나는 아이템거래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게임들이 부분유료화 움직임에 동참한 탓에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