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스튜디오 설립,세계적 개발자 영입,미국 바이아컴과의 제휴,IPO와 일본상장 공표,애니메이션 제작,비디오게임용 소프트웨어 개발 등.최근 몇 달간 넥슨은 끊임없이 화제를 뿌렸다.

이런 공격적인 글로벌 정책의 중심에는 권준모 신임 공동대표가 있었다.

그는 "여태까지 나온 해외사업 계획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기자와 만난 권 대표는 2007년은 넥슨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기매김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지금도 수많은 해외 게임업체들과의 사업 제휴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서유럽 국가에 유럽 지사를 세울 계획입니다."

넥슨이 자체 개발한 게임 3종,외부 개발사가 만들어 서비스하게 되는 게임 3종 등 올해 선보일 게임 라인업은 6개 정도 준비하고 있다.

세간에 '카트라이더2'로 알려지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BF(버블파이터)프로젝트'는 사실 레이싱 게임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트라이더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똑같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물총싸움이 주된 흐름입니다.

아마 이 게임도 많은 인기를 얻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제작비 100억을 쏟아부었지만 게이머와 업계의 냉소만 받았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제라'에 대해 묻자 단언코 실패는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비록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호응은 못 받았지만 외국의 유명 서비스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공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권 대표는 제라가 얼마 전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며 그 정도면 게임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얼마 전부터 새롭게 도입한 넥슨의 개발 스튜디오 체제에 대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내부 시스템 구축이라는 것이다.

두어 달 전부터 넥슨의 수장 역할을 해오고 있는 그는 아직 배울 게 많고 정신없다며 웃었다.

"얼마 전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넥슨에 대한 조사를 했더니 excellent(뛰어난),extraordinary(차별화된),respectful(존경받는) 이라는 세 단어를 넥슨의 이미지로 꼽더군요."

권 대표는 외부에서도 넥슨을 뛰어나고 차별화된 존경받는 기업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10여년,게임에 대한 그의 철학은 간단하면서도 명쾌했다.

"게임은 '안전한 디지털 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연령층 고객이 많은 넥슨의 특성상 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른 콘텐츠 산업보다 게임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게임이 감정과 소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제가 처음 게임업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게임은 불량식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이 이젠 인식과 환경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넥슨의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약 2억명.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그래서 소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서 게임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더욱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은 고부가가치 관련 산업을 창조해내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얼마 전 그는 친구 모임에 나갔다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의 친구 중에는 영어 공부 때문에 애들과 부인을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가 많은데 아들녀석,딸내미와 카트라이더를 하면서 사이가 전보다 더욱 좋아졌다는 것."친구녀석들이 저한테 넥슨 캐쉬를 달라고 조르더군요."

2007년 게임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온라인과 비디오(콘솔),모바일 등을 넘나드는 플랫폼의 크로스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지만 답은 '온라인'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넥슨에 합류한 알렉스 가든과 스티브 렉츠셰프너는 비디오게임 전문가입니다.

그들이 온라인게임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겠죠."

권 대표는 넥슨을 '가족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게임회사의 사회공헌이라는 게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통해 가족 간 유대가 끈끈해진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1학년인 두 딸이 아빠 덕분에 학교에서 인기 '짱'이 됐다고 자랑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