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나 일본기업은 안그러는데 왜 한국기업만 이러냐고 하는 데는 할 말이 없더군요.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윤은석 자오저우 한국상회(연합회) 회장은 "이번 사고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곳 자오저우지역에 있는 500여개 한국기업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인제공을 한국업체가 한 만큼 상회차원에서 은행에 사정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윤 회장은 "2년 전에 한 한국기업인이 1200만달러를 대출받아 도주한 뒤 무너졌던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성실한 세무신고 운동을 펼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준법경영을 하기 위해 상회 차원에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 또 사고가 터져버렸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중국정부가 그동안 부여했던 각종 혜택을 거둬가면서 이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도 많지만 이것은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한국기업들이 변화된 환경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중국은 과거 저임금에서 발생하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수출하던 저가생산기지에서 광활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생산유통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자오저우지역의 한국기업들이 중국의 내수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협업체제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