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시장에 '국산 신약 러시'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에만 국내 제약사들이 1987년 물질특허제도 시행으로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20년간 내놓은 신약 9개(제품 출시 기준)의 절반에 육박하는 4개 신약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신약 수만 총 27개에 달한다.

때문에 그동안 제네릭의약품(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을 카피한 약품)에 의존하던 국내 제약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올해 국산신약 쏟아진다...위궤양약 등 4개 출시 예고·27개는 임상진행
◆경제성·기술력 갖춘 신약 출시

첫 테이프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제 '레바넥스'가 끊을 전망이다.

레바넥스는 2005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이달 중 시장에 선보인다.

위·십이지장 궤양은 세계 시장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해 레바넥스 역시 연 매출 4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 주자는 부광약품이 개발한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이 제품은 작년 11월 식약청 허가를 받은 11번째(식약청 허가 기준) 국산 신약이다.

부광은 레보비르를 앞세워 GSK,BMS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B형 간염치료제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임상 3상시험을 마친 SK케미칼의 발기부전 치료제(SK-3530)는 상반기 중에,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유유의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YY-280) 등은 하반기 중에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이 밖에 2008년에는 안국약품의 천식치료제(AG1321001)가,2009년에는 녹십자의 혈우병 치료제(Factor VIII),일양약품의 위궤양치료제(IY-81149)가 각각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이들 신약은 기존의 국산 신약과 달리 관련 시장 규모도 커서 기술력 뿐 아니라 경제성까지 갖춘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확대·R&D 전략 변화 주효

올해 국산신약 쏟아진다...위궤양약 등 4개 출시 예고·27개는 임상진행
국산 신약이 이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 제약사들이 그 동안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상장기업 기준)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01년에는 3.04%였으나 이후 꾸준히 늘어 2005년에는 5.28%를 기록했고,앞으로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전략이 변화한 점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과거 국내 제약사들은 유행을 쫓아 무분별하게 신약 개발에 나선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높고 경제성도 있는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가 신약 개발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자금력이 태부족인 국내 제약사가 눈에 띄는 도약을 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