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그림에는 역사의 흔적뿐만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이 집약돼 있죠.모든 게 물질로 재단되는 요즘 정신의 표상을 잃고 고뇌하는 인간의 감성을 명사들의 얼굴에서도 느꼈어요."

오는 17~31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명사 30인 인물초상화'전을 갖는 재중동포 작가 이광춘씨(49·경기대 교수·사진).

그는 "인물초상화를 통해 개인의 내면세계와 함께 우리 시대의 정신적인 좌표를 함께 짚어보고 싶었다"며 전시제목도 그래서 '우리시대의 얼굴'로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명숙 총리를 비롯해 고건 전 총리,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의 얼굴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 눅눅한 감성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절약정신·엄격함이 배어있고 무엇보다도 눈빛이 살아있더군요." 1990년 초부터 인물화를 그려온 이씨는 각 인물의 성격을 빠른 템포의 수묵 터치로 그려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 2점이 텍사스 별장에 소장돼 있고,사마란치 전 IOC위원장 초상화는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 본부에 걸려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