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고객들 요즘 집 안사요"...재테크 1순위 부동산→펀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예전엔 10억원이 있으면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다른 투자수단을 먼저 찾습니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
"올해 대선과 맞물려 일부 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류는 '부동산 투자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정원기 하나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투자가 부자들의 재테크 '1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보유 중이던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할 정도는 아니지만 돈이 생기면 무조건 아파트를 사거나 상가에 투자하겠다던 분위기는 확실히 꺾였다는 것이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대신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일선 PB들에 따르면 고객 중 아파트 평수를 넓히려는 '실수요자'는 있지만 단순 투자목적의 '사자세'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기 하나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은 "청약제도가 바뀌기 전에 청약통장을 활용하려고 분양시장에 관심을 갖는 고객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동훈 SC제일은행 강북PB센터 부장도 "작년 말만 해도 올해 선거가 있어 돈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정부의 잇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아파트가 아닌 땅 투자도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60%)로 주춤한 상태다. 물론 일부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수요는 아직 살아 있다. 국민은행 김정도 이촌PB센터 팀장은 "토지의 경우 아예 4~5년 이상 묵혀둘 생각으로 이천 여주 양평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지역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상가투자도 값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워 한다는 지적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은 "분당지역의 경우 상가가 매력적이라는 얘기가 오가긴 하지만 현재 시세를 볼 때 월세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대부분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PB들은 올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은퇴생활자 등을 중심으로 일부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집을 팔 생각을 하는 등 점진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여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과 달리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인도 펀드가 재미를 본 데다 연초부터 국내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 부장은 "중국이나 인도펀드 가입자들은 해외 시장을 낙관하면서 환매없이 계속 가져간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이익 실현을 검토하고 있는 고객도 정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을 담은 환율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국내펀드에 대해서는 관망세가 뚜렷하다. 펀드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연초 조정을 기회로 보고 가입하기도 하지만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대기성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넣어두고 단기로 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좀 더 보수적인 고객들은 아예 1년 정도 투자를 쉴 생각으로 정기예금쪽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김해식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팀장은 "최근 1년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5%대까지 오르자 3%대의 MMF나 MMDA에 넣어두기보다 1년짜리 CD나 정기예금에 돈을 넣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올해 대선과 맞물려 일부 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류는 '부동산 투자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정원기 하나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투자가 부자들의 재테크 '1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보유 중이던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할 정도는 아니지만 돈이 생기면 무조건 아파트를 사거나 상가에 투자하겠다던 분위기는 확실히 꺾였다는 것이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대신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일선 PB들에 따르면 고객 중 아파트 평수를 넓히려는 '실수요자'는 있지만 단순 투자목적의 '사자세'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기 하나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은 "청약제도가 바뀌기 전에 청약통장을 활용하려고 분양시장에 관심을 갖는 고객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동훈 SC제일은행 강북PB센터 부장도 "작년 말만 해도 올해 선거가 있어 돈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정부의 잇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아파트가 아닌 땅 투자도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60%)로 주춤한 상태다. 물론 일부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수요는 아직 살아 있다. 국민은행 김정도 이촌PB센터 팀장은 "토지의 경우 아예 4~5년 이상 묵혀둘 생각으로 이천 여주 양평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지역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상가투자도 값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워 한다는 지적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은 "분당지역의 경우 상가가 매력적이라는 얘기가 오가긴 하지만 현재 시세를 볼 때 월세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대부분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PB들은 올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은퇴생활자 등을 중심으로 일부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집을 팔 생각을 하는 등 점진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여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과 달리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 인도 펀드가 재미를 본 데다 연초부터 국내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 부장은 "중국이나 인도펀드 가입자들은 해외 시장을 낙관하면서 환매없이 계속 가져간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이익 실현을 검토하고 있는 고객도 정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을 담은 환율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국내펀드에 대해서는 관망세가 뚜렷하다. 펀드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연초 조정을 기회로 보고 가입하기도 하지만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대기성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넣어두고 단기로 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좀 더 보수적인 고객들은 아예 1년 정도 투자를 쉴 생각으로 정기예금쪽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김해식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팀장은 "최근 1년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5%대까지 오르자 3%대의 MMF나 MMDA에 넣어두기보다 1년짜리 CD나 정기예금에 돈을 넣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