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에 국한됐던 조기유학 행선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으로의 유학이 비용 대비 교육효과가 높다고 판단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유학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녀의 영어실력이 부족해 막바로 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자녀를 유학보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학부모들이 '유학 정거장'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동남아를 많이 활용한다.

김창수 삼성유학원 대표는 "영어 발음이 좋지 않은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최종 유학 행선지로 생각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많지 않다"며 "짧게는 2~3개월,길게는 1년 정도 현지학교를 다니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1대 1 영어과외를 받아 영어실력을 갈고 닦은 후 미국 등으로 전학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유학 비용이 부담스러운 중산층도 동남아 지역을 선호한다.

필리핀의 경우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인터내셔널스쿨(IS)의 학비는 연간 1000만원 선으로 미주 지역의 학교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국제학교는 연간 200만~300만 정도만 있으면 진학이 가능하다.

중국 조기유학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의 어린 학생들 2년 미만 단기유학을 다녀오는 것이 보통인 영어권 국가로의 조기유학과 양상이 다르다.

중국 조기유학생의 특징은 연령대가 중학교 3학년 이상으로 비교적 높고 한국이 아닌 현지 대학의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것.대개 중국 학교 국제부(외국인들을 위해 쉬운 중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어 실력을 연마한 한 후 중국 현지 대학교나 미국 대학의 중국분교로 진학하는 코스를 밟는다.

중국 조기유학 전문업체인 훼미리차이나의 관계자는 "북경 상해지역 학교 국제부의 경우 80% 이상이 한국인일 만큼 한국 학생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며 "학비는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합해 연간 800만원 내외로 저렴하지만 빠르게 비싸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초·중·고생 유학통계에 따르면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 10명 중 3명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으로 유학간 초·중·고교생은 2000학년도 1180명에서 2005학년도 6340명으로 5년새 5배가량 증가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 떠난 학생들 역시 같은기간 957명에서 4011명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전체 조기유학생 중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로 떠나는 학생의 비중은 2000학년도 10.7%(중국 5.9%,동남아 4.8%)에서 2005학년도 29.4%(중국 18.0%, 동남아 11.4%)로 최근 5년간 기간동안 3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송형석·문혜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