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의원(59)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은 '너무 튀는 퍼스트 레이디'인데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침실의 즐거움을 무시한 아내'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을 8년간이나 지킨 퍼스트 레이디에서 뉴욕주 재선 상원의원으로 화려하게 변신해 최고의 자금력과 인맥을 갖춘 힐러리는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유력 주자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10%대를 맴돌며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에 대한 이색적인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인들은 왜 힐러리를 미워하고 싶어할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그가 오지랖이 너무 넓은 백악관 안주인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퍼스트 레이디는 '나서지 않고 대통령의 업무를 조용히 도와야 한다'는 기대를 지니고 있는데,힐러리가 이를 무너뜨렸다는 것.

미국 잡지 '마더 존스'신년호는 힐러리가 문맹 퇴치나 청소년 마약중독,고속도로 미화작업 같은 퍼스트 레이디들의 전통적인 과제에 매달리기보다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뜯어고치려 하는 등 튀는 행보를 보인 게 국민들의 '미움'을 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특히 미국 남성들이 힐러리를 미워하는 뿌리 깊은 이유로'자신의 출세를 위해 침실의 즐거움을 무시한 아내'란 점을 꼽았다. 힐러리가 남성들의 마음에 잠재해 있는 '잘난 아내'에 대한 두려움을 구체화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중년의 결혼생활은 그러잖아도 빠듯한 가계와 직장생활의 고단함 등으로 힘들게 마련인데 남편보다 출세하려는 아내의 욕심이 남편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 잡지는 "힐러리는 여성 혁명 이래 모든 부부들의 마음에 잠재해 있는 실존적 공포의 화신"이라고 혹평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