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경제문제를 잘 해결할 사람'을 차기 대통령 1순위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해법'문제가 12월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말 유력 대선주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릴레이 인터뷰에서 여야 후보들은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 심화'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근본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시각차를 드러냈다.


○경제상황 인식

여권 대선주자들은 저투자,성장동력 약화,산업구조 변화 등 시스템상 문제가 일자리 감소를 불렀고 이에 따라 양극화의 골이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 주자들은 참여정부의 리더십 부재와 신뢰 상실이 경제난의 주범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만성적인 저투자-저성장-저고용 구조가 되면서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란 이름으로 도입한 미국식 경제체제로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문제점이 야기됐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산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기는 양극화와 고용 감소가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고건 전 총리 역시 내수부진과 기업투자 위축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 심화를 들었고,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도 성장동력 약화와 양극화를 가장 우려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들은 참여정부의 리더십 부재와 함께 과도한 기업규제로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국민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기업은 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불합리한 규제로 인한 투자 위축이 일자리 창출을 막아 젊은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가 리더십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집권 초기부터 국정의 우선 순위를 경제에 두지 않고 정치에만 올인하고,과거사를 파헤치느라 국민 분열만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기업의 의욕을 꺾어놓은 것이 현 정부의 가장 실패한 경제정책"이라며 "성장이 정체되면서 고용구조가 악화되고,이는 중산층의 붕괴와 신빈곤층 증가로 이어져 다시 내수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결방안

고 전 총리와 한나라당 주자들은 과감한 기업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반면 여권 주자들은 대기업 투자활성화를 골자로 한 뉴딜과,중소기업 육성책으로 갈려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의장과 천 의원은 계층 간 기업 간 산업 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뒀다.

정 전 의장은 "중소기업이 튼튼해져야 양질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창출돼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생산적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천 의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경쟁과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고,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육성해 균형잡힌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김 의장은 대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뉴딜'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이런 방향 전환을 이루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즉 뉴딜만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무엇보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기업천하지대본야''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인은 영웅 대접을 받아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기업의 기(氣)를 살려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박 전 대표는 "지도자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이 신바람 나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고,손 전 지사는 "대기업 편 들어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편안해진다면 앞으로 떳떳이 그들 편을 들 것"이라고 친기업적 마인드를 부각시켰다.

홍영식·강동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