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투어 선수 5명..개막전엔 최경주만 출전

엄청난 상금을 내걸고 세계 최고의 프로 스포츠로 도약을 꿈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1월4일 끝나는 월트디즈니리조트클래식까지 10개월 동안 47개 대회를 치르는 2007년 PGA 투어는 3억 달러 가량의 상금이 걸려 있는 '돈 잔치'이다.

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200명 안팎이기에 100여명 이상의 백만장자를 탄생시킬 전망이고 더구나 새로운 제도 '페덱스컵'의 도입으로 골프채 하나로 1천만달러를 벌어들이는 장면도 보게 된다.

올해 PGA 투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독주가 여전한 가운데 필 미켈슨, 짐 퓨릭(이상 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등의 '2인자'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경주(37.나이키골프)에 나상욱(23.코오롱),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 그리고 재미교포 앤서니 김(21.나이키골프)이 투어에 합류했고 양용은(35.게이지디자인)도 사실상 PGA 투어에서 뛰게 돼 무려 5명의 한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2007년 PGA 투어 관전 포인트와 개막전을 소개한다.

◇새로운 제도 '페덱스컵'
PGA 투어가 올해부터 도입한 '페덱스컵'이라는 새로운 제도는 미국 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과 미국프로풋볼(NFL) 개막과 맞물리는 시즌 막판에도 팬들의 눈길을 잡아두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
'페덱스컵'의 핵심은 천문학적 금액의 상금을 내걸어 슈퍼 스타들의 대회 출전을 유인하고 팬들의 흥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페덱스컵'은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치러지는 36개 대회마다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포인트로 144명을 추려 플레이오프 격인 4개 대회를 치르는 방식이다.

4개 대회 가운데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는 144명 전원이 나서고 다음 대회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은 120명, 그리고 BMW챔피언십은 70명, 그리고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은 단 30명만 출전할 수 있다.

4개 대회에도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 최종 포인트 최다 선수에게는 무려 1천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이 주어진다.

1천만달러는 프로 스포츠 사상 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액 상금. PGA 투어에서 시즌 상금 1천만달러를 넘어선 선수가 2004년 비제이 싱(피지) 1명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페덱스컵'은 '돈 잔치'가 아닐 수 없다.

PGA 투어의 '머니 파티'는 '페덱스컵'이 끝나도 계속된다.

'페덱스컵' 최종 포인트 상위 30위 이내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폴 시리즈' 대회 7개가 마련돼 두둑한 상금을 따낼 기회가 주어진다.

◇우즈 독주체제는 굳건..2인자 싸움은 안갯속
PGA 투어 전문가들은 2007년 시즌 '올해의 선수' 후보를 꼽으라는 설문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우즈를 예상했다.

상금왕과 다승왕, 그리고 선수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시즌 최저 타수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즈가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볼을 다루는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 그리고 승부처에서 발휘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고루 지닌 우즈를 꺾을 선수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우즈 독주'가 투어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원숙미가 더해지고 있는 우즈가 지금까지 어떤 선수도 이루지 못한 연간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PGA 투어 대회 6연승을 달린 우즈가 올해 바이런 넬슨의 최다 연승 기록(11연승)에 도전하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우즈 천하'에 대한 도전자들의 분전도 팬들에게는 적지 않은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인자에 오른 퓨릭과 마스터스 챔피언 미켈슨이 2강을 형성한 가운데 '우즈 따라잡기 3개년 계획'을 세웠다는 엘스, 레티프 구센(남아공),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과 죠프 오길비, 애덤 스콧(이상 호주), 저스틴 로즈, 루크 도널드(이상 잉글랜드) 등 신예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비제이 싱(피지),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등 한때 우즈를 위협했던 중견들은 아무래도 내리막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5인의 한인 PGA 투어 멤버
여자골프에 비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한국 남자 골프는 2007년에는 사상 최다 PGA 투어 멤버를 출동시켜 신기원에 도전한다.

최경주, 나상욱, 위창수, 앤서니 김, 양용은 등 한인 '5인방'이 활약할 2007년 PGA 투어에서 팬들의 소망은 한인 복수 챔피언 탄생과 한인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어느덧 관록파로 접어든 최경주는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 '다걸기'에 나설 계획이다.

최경주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집념으로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이 예상되지만 2년만 지나면 불혹의 나이에 이르기에 메이저대회 우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한다면 아마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공언해온 최경주는 상반기부터 마스터스를 겨냥한 '메이저 정복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아직 최경주 밖에 없는 한인 투어 대회 우승자도 올해는 1명쯤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을 부상으로 허비한 나상욱은 2부투어 우승으로 실력을 검증받았고 위창수는 이미 아시아와 유럽 무대에서 PGA 투어 챔피언으로서 손색없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앤서니 김은 이미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어 투어 대회 챔피언의 꿈에 바짝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양용은 역시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PGA 투어에서도 성공 신화를 보장하고 있다.

◇애플비, '개막전 4연승' 도전..최경주도 우승 후보
5일부터 나흘 동안 하와이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7천411야드)에서 열리는 PGA 투어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에 쏠린 관심은 역시 '개막전의 사나이' 스튜어트 애플비(호주)의 억센 행운이 이어지느냐다.

애플비는 지금까지 PGA 투어에서 올린 8승 가운데 3승을 이 대회에서 쓸어 담았다.

더구나 2004년부터 작년까지는 대회 3연패.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은 전년도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강호들만 나오는 대회라서 우승 경쟁은 메이저대회 못지 않게 치열하다.

최근 10년간 우승자도 우즈, 미켈슨, 퓨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엘스, 데이 비드 듀발(미국) 등 당대 최고수들이었다.

때문에 애플비의 대회 3연승은 PGA 투어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애플비가 이번에도 우승하면 1953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4연패를 달성하는 선수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된다.

올해 대회에는 우즈와 미켈슨이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출전을 하지 않는데다 엘스와 구센, 가르시아 등은 작년 투어 대회 우승이 없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한 탓에 애플비의 4연패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

특히 출전 선수 34명 가운데 13명이 이 대회에서 처음 나선다는 점도 애플비에게는 호재이다.

그렇지만 출전 선수 모두 투어대회 우승 경험이 말해주듯 쟁쟁한 실력자들이기에 우승컵의 향방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퓨릭과 오길비, 스콧, 채드 캠벨(미국), 스티븐 에임스(캐나다)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2003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경주에게도 우승 기회는 있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자 엘스를 1타차까지 따라붙는 대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던 최경주는 "잔디와 코스 레이아웃이 모두 입맛에 맞는 곳"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