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바치는 향초에 불을 붙이는 것일까.

거대한 설산 뾰족 봉우리 끝에 황금빛 작은 불씨가 피어오른다.

하늘 가득한 태초의 어둠을 여는 여명의 붉은 기운을 한데 모아 풀어내는 것인지,불씨는 시나브로 활활 타오른다.

띠를 이루어 이웃한 고봉들의 만년설을 진홍으로 물들이고,8000m 아래 계곡마을의 첫새벽을 서서히 밝힌다.

마음으로 카운트 다운하며 설산의 그 '촛불의식'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진다.

굵고 짧은 탄성은 긴 여운을 남긴다.

모두 예상치 못한 자연의 조화를 마주했다는 표정들이다.

네팔 포카라 사랑코트(1592m) 중간 전망대에서의 해맞이.모든 해맞이가 그렇듯 사랑코트에서의 해맞이도 순간이다.

사랑코트에서의 해맞이는 그러나 그 어떤 해맞이보다 장엄하다.

전망대 정면의 배경부터 드라마틱하다.

물고기 꼬리 모양의 마차푸차레(6993m)가 우뚝하고,'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1봉(8091m)을 비롯한 안나푸르나 연봉이 마차푸차레를 보호하듯 멀리 둘러서 있다.

해발 800m 평지에서 8000m급 고봉까지 한눈에 잡히는 이 기막힌 풍경을 상상이나 했던가.




그보다 더 극적인 것은 따로 있다.

둥글넓적한 안나푸르나 정상을 물들인 붉은 기운이 번져 마차푸차레 꼭대기에 점화되는 순간이다.

꼿꼿한 향초 심지에 성냥을 그어댄 것처럼 타오르기 시작하는 마차푸차레는 정말 인간이 머리 숙여 신에게 올리는 촛불을 닮았다.

미니 히말라야 트레킹을 겸한 사랑코트 해맞이로 시작하는 포카라 여행은 페와호수 유람으로 그 풍요로움을 더한다.

포카라는 네팔 국내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휴양지.맑고 투명한 물이 풍부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포카라란 지명도 호수를 뜻하는 네팔어 '포카리'에서 나왔다.

안나푸르나 트레커들이 모이는 '레이크 사이드'에 접한 페와호수가 포카라지역 호수의 대표 격이다.

서너 명이 타는 폭 좁은 나무배로 하는 유람을 즐기기 알맞다.

호수 한 가운데 떠 있는 바라이섬까지 왕복 1시간30분 걸린다.

나무배 유람은 네팔 히말라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호수 오른편으로 보이는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 영봉들의 모습이 그렇게 온화할 수 없다.

눈을 돌려 물을 보면 그 봉우리들이 거꾸로 박혀 잔잔히 흔들린다.

하늘 위 그리고 물 속에 비친 만년설의 조화가 절묘하다.

페와호수에는 1300리 낙동강의 발원지인 태백 황지연못에 얽힌 것과 같은 '장자못 전설'이 전한다.

옛날 한 걸인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걸을 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았다.

농사를 짓는 가난한 노부부만이 초라한 상을 차렸다.

식사를 끝낸 걸인은 노부부에게 서둘러 마을을 떠나라고 일러주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노부부는 급히 산등성이로 피했다.

숨을 돌리고 뒤를 돌아본 노부부는 깜짝 놀랐다.

마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거대한 호수만 남았다.

노부부는 그제서야 걸인이 시바신의 현신인 것을 알고,호수 한 가운데 남은 바라이섬에 사원을 세워 경배했다는 것이다.

페와호수의 물은 '파탈레 창고'라고 부르는 지하폭포로 흐른다.

이 물에 목욕을 하다 변을 당한 스위스 관광객의 이름을 붙여 '데비 폭포'라고도 한다.

땅거죽의 갈라진 틈을 파고든 물은 다시 깊이를 알 수 없는 땅 속 깊은 웅덩이로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신의 또 다른 얼굴의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포카라=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 한진관광, 2월26일까지 대한항공 직항이용 인도 네팔 문화탐방 상품내놔 ]

포카라는 네팔 제2의 도시다.

카트만두 서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다.

경비행기로 30분,버스로는 6시간쯤 걸린다.

카트만두보다 1000m 정도 낮은 해발 800m의 분지로, 25km 북쪽에 8000m급 안나푸르나 산군이 버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에 여행하기 좋다.

한겨울에도 최저 기온이 평균 6도로 춥지 않다.

카트만두와는 달리 맑고 깨끗한 자연을 자랑한다.

네팔 국왕의 별장도 있다.

네팔인의 신혼여행지로도 손꼽힌다.

영국 용병으로 복무한 뒤 퇴역한 이들이 많이 사는 부촌이기도 하다.

레이크사이드에 숙박시설,레스토랑,트레킹 용품점들이 모여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친 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기도 하다.

부메랑레스토랑 같은 곳에서는 전통공연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한국식 PC방이 있다.

국제전화를 걸 수 있는 전화방도 있다.

한국음식점으로 서울뚝배기집이 유일하다.

5성급 풀바리 리조트&스파가 고급스럽다.

페와호수의 피시테일 롯지도 고급 숙소로 꼽힌다.

한진관광(02-726-5800,www.kaltour.com)은 2월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네팔 직항 전세기를 이용한 인도 네팔 문화탐방 상품을 내놓았다.

'히말라야 네팔왕국 하이라이트 9일'은 199만원.'히말라야 네팔왕국과 인도 일주 13일과 14일'은 각각 299만원,309만원.'네팔 인도 불교 성지순례 9일'은 199만원.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 (02)730-4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