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에서 북쪽으로 4시간 넘게 차를 달려 도착한 독일 최대 풍력발전기 생산업체인 에너콘(Enercon)의 아우리히 공장. 오후 8시였지만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대형 발전기와 구조물 등이 가득했다. 기계소리로 옆사람이 얘기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대형 구조물을 이동시키기 위한 호이스트(공사용 승강기)를 닮은 장치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일반 회사라면 직원들이 모두 퇴근했음직한 시간인데,이 회사의 풍력발전기 생산공장이 이처럼 바삐 움직이고 있는 것은 정상 근무시간 동안에만 일해서는 밀려드는 주문을 다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업반장 라우브록씨는 "최근 들어 각국에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풍력발전 시장은 물건이 없어 못파는 셀러즈마켓(seller's market)이 됐다"며 연장근로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다른 풍력발전 설비 업체들도 모두 일감이 밀려 있지만,특히 독일 최대 업체인 에너콘은 어느 업체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콘은 독일 풍력발전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1.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또 세계 풍력발전 시장에서도 14.2%의 점유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30여년간 독일 내 6000여개를 비롯 전 세계에서 총 1만개가 넘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했으며 용량만도 1만MW를 넘는다.

1984년 설립 당시 이미 55KW급의 풍력발전기를 개발한 이 업체는 2005년 6MW급 발전기 개발에 성공했다.

21년 만에 100배 이상의 발전기 용량을 높인 셈이다.

에너콘은 특히 1991년부터는 기어가 없는 터빈 개발에 성공,소음이 적은 풍력기를 실용화하는 등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 같은 고도 기술은 에너콘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터빈을 감싸는 구조물의 미세한 각도 차이로도 발전 효율에 큰 격차가 나는 점에 착안,다른 업체보다 높은 고효율 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

해외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웨덴 브라질 인도 터키 등 전 세계에 8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현재 생산량의 45%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