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고속성장을 해온 펀드시장은 2007년에도 몸집이 크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펀드시장이 단순히 금액만 커지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보다 성숙해진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펀드투자 경험이 축적되면서 투자자들의 안목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 판매사나 자산운용사들로서는 그만큼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펀드시장 성장을 이끌어온 적립식펀드 증가세 역시 지난해에 이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외국계 운용사들까지 대거 가세함에 따라 새해에는 더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펀드시장 예상 트렌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펀드시장 총 규모는 235조원에 달했다.

2005년 말에 비해 30조원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증권은 새해에도 펀드로의 자금유입에 가속도가 붙어 간접상품 총 규모는 280조원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형펀드로만 10조원 가까운 신규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증시 중장기 상승추세에 대한 확신이 높아 펀드를 활용한 재테크 관심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3.99%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국내 주식형펀드 인기가 예전만은 못했지만 2007년에는 다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증권이 최근 사내 자산관리 전문가들인 PB(프라이빗뱅커)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이 2007년 투자국가별로 유망한 곳으로 한국을 꼽았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장은 "새해에는 국내 주식이 해외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망 펀드는

주요 증권사들은 2007년 증시는 대형주가 앞서 나가며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형 우량주를 주로 편입하는 정통 주식형펀드의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2007년에는 연기금과 기관 등 장기투자자의 주식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국내 주식형펀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고수익을 기록했던 중소형주펀드도 주목 대상이다.

'장하성 펀드'의 등장 이후 자산가치가 높고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이 높은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펀드(SRI펀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6개 운용사가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새해에도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펀드투자가 확산되면서 장기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계웅 팀장은 "가입자의 연령대 변화에 따라 투자대상을 조절해가는 '라이프사이클 펀드' 등이 새로운 투자문화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10년투자펀드'에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연평균 5.42%의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던 인덱스펀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간 수수료율이 2.5% 안팎인 주식형펀드에 비해 연 1% 정도로 저렴하고 지수를 따라가며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까닭에 장기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퇴직연금이 활성화되고 장기성 자금이 늘어나면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