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정몽구 현대차,구본무 LG,최태원 SK 회장 등 4대그룹 회장이 28일 청와대에서 별도의 만남을 가진 것은 만남 그 자체만으로 재계와 정부 간의 그간 '닫힌 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3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올해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해 준 재계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재계도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적극 나서겠다며 약속했다.

이날 회동의 주요 발언내용을 윤대희 경제정책수석의 브리핑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노 대통령=올해 기업상황이 어땠습니까.

▲이 회장=조금 힘들었습니다.

환율,고유가,불경기 등 때문에….

▲정 회장=(메모를 꺼내며)현대차는 (매출의) 75%가 수출인데 환율이 급락하면서 손익면에서 여러 가지로 좋지 않습니다.

▲노 대통령=환율 문제는 전체 경제 운영의 틀 내에서 노력을 하겠습니다.

국내 유동성을 해외로 돌리는 자본거래를 통해 환율절상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투자 및 진출 확대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때일수록 선제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미래성장 동력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 확대를 위해 재계가 노력해 주십시오.부품산업의 기술은 대기업 지원으로 선진 수준을 많이 따라가고 있는데 소재산업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고 기술 격차도 크기 때문에 대기업이 특히 관심을 기울여주셔야 합니다.

▲정 회장=지난 10월 충남 당진 현대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대제철 등 투자를 최대한 확대해 일자리를 늘려 나갈 생각입니다.

지난번 여수 박람회 유치에 노력했으나 좌절됐지만 2012년 박람회는 꼭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 대통령= 일관제철소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은 상당한 결단입니다.

꼭 성공하십시오.(구 회장을 향해)파주에 야심찬 사업을 추진 중인데 어떠십니까.

▲구 회장=역시 환율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파주공장은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되면 관련 회사들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입니다.

▲노 대통령=SK는 어떻습니까.

▲최 회장=SK가 대통령의 자원 정상외교로 원유와 가스 개발에 크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원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은 물론 중국,일본과의 협상도 추진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영을 위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노력을 적극 지원해 주십시오.

▲노 대통령=최근 우리나라는 원자력 대체 에너지,핵융합 발전기술 개발 등으로 고유가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과 자원 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 에너지 문제를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회장을 향해) 삼성은 반도체가 앞서 있기 때문에 걱정이 덜한 편 아닙니까.

▲이 회장=현재보다도 앞으로 5년,10년 후 무엇을 먹고 사느냐는 문제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노력하겠습니다.

▲노 대통령=올 한햇동안 수출 3000억달러 달성,경제 5% 성장 등 금년 경제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십시오.평창 동계올림픽과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들의 지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