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퍼들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유럽 PGA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양용은(34)이 타이거 우즈(31)를 제치고 우승한 것에 상당히 큰 의미를 둔다.

그런데 당시 양용은은 단 한 번도 우즈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지 않았다.

양용은이 최종일 우즈와 동반 라운드를 했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우즈는 동반 플레이어를 주눅 들게 하는 것으로 정평 나 있다.

특히 최종일 그가 빨간 상의를 입고 나와 우승 경쟁에 뛰어들면 경쟁자들은 부담감 탓에 스스로 무너져 버리곤 한다.

이른바 '타이거 효과'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우즈는 프로 데뷔 후 10년 동안 약 800라운드를 소화했다.

그 가운데 우즈와 5회 이상 동반 라운드한 선수는 대략 20명.

우즈와 동반 라운드하면서 낸 평균 스코어가 우즈보다 앞선 선수로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유일하다.

나머지 19명은 적게는 0.66타에서 많게는 4.0타까지 우즈보다 뒤졌다.

비제이 싱,데이비드 듀발,마크 오메라,필 미켈슨 등이 그나마 우즈와 근접한 스코어를 낸 반면 데이비스 러브 3세,크리스 디마르코,마이크 위어 등은 우즈와 큰 스코어 차이를 보이며 '희생양'이 되곤 했다.

우즈가 동반자들을 압도하는 것은 고난도의 샷들을 구사하는 능력과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라운드를 더할수록 스코어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2위 짐 퓨릭은 "우즈는 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며 "극도로 긴장된 순간에도 연습할 때처럼 샷을 구사하는 능력은 따를 자가 없다"고 감탄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