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22일 부터 새로운 1000원권과 1만원권 지폐가 나오지만 새 지폐를 수용할 수 있는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보급 속도가 늦어져 고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고객들은 내년 1월이 돼도 상당수 은행 ATM에서 신권을 입금할 수 없게 된다.

21일 은행계에 따르면 몇몇 은행들은 1000원권과 1만원권 신권이 유통되는 내년 1월22일까지 신권을 입금할 수 있는 ATM을 전체의 80%도 설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보급률은 70%에 미치지 못하고 농협도 전체 은행 평균에 미달하고 있다.

ATM에서는 현금 입출금을 모두 할 수 있으며 CD(현금자동지급기)에서는 현금 출금만 가능하다. 은행들이 신권 ATM을 제 때 설치하지 못하면 고객들은 은행 자동화 코너에서 출금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신권 화폐를 입금하려 할 때는 신권 입금이 가능한 ATM을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내년 1월까지 신권 ATM 보급률이 은행들의 예상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 시중 은행에 ATM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내년 1월까지 신권 ATM 보급률을 은행 예상치보다 20%포인트가량 낮은 60%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ATM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ATM 구매 주문이 밀려 밤샘 작업을 하며 평소 작업량의 3배를 소화하고 있지만 내년 1월까지 주문량의 60% 정도밖에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한 업체 관계자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시중 ATM을 대부분 교체하거나 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