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7개,1년 전 4개,현재 3개….중국 온라인게임 순위 10위권에 든 한국 게임의 숫자는 이렇게 줄었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위상은 줄어든 숫자만큼 약해졌다.

중앙대 콘텐츠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게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03년에는 70%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51.4%에 그쳤다.

중국 컨설팅 업체 CCW리서치는 이 비중이 올해(1~9월)는 35.7%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2000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미르의 전설'이 중국 시장을 강타한 뒤 중국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절대 강자의 지위를 누렸다.

2004년까지만 해도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엔씨소프트의 '리니지',넥슨의 '비앤비' 등 한국산이 중국 온라인게임 랭킹 상위권을 휩쓸었다.

그런데 2004년 말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시장에 상륙한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단숨에 1위에 오르면서 한국산이 밀리기 시작했다.

이무렵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 육성책을 내놓았다.

외국 업체가 단독으로 중국에서 게임회사를 세우지 못하게 했고 자국 게임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2002년 처음으로 게임을 '산업'으로 규정하더니 2004년 10월에는 신문출판총서가 '중국 민족 온라인게임 출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 목표는 5년에 걸쳐 100편의 우수한 '대형 민족 온라인게임'을 발굴하는 것이다.

자국 게임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도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이 프로젝트에 힘입어 더나인닷컴,왕이(Netease),텐센트(Tencent),킹소프트(Kingsoft) 등 중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넥슨의 해외사업총괄 최승우 이사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게임에 힘입어 중국 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03년 한국의 게임 수출에서 52.4%를 차지했던 중국의 비중이 지난해에는 20.8%로 곤두박질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게임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도 변수다.

영국 게임업체 CCP의 '이브온라인'은 중국에서 WOW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세가,미국 EA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한국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지난달 온라인게임 순위에서 'WOW','완미세계'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04년 '미르의 전설2','비앤비' 등에 이어 거의 2년 만에 한국 게임이 1위를 탈환했다.

올해 초 중국에 진출한 '카트라이더'는 동시접속자수 7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NHN의 중국법인 롄종은 올 들어 매출을 두 배로 늘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정호 롄종 대표는 "게임포털 선두주자인 큐큐닷컴과의 격차를 조금씩 좁히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달라지긴 했지만 한국 캐주얼게임이 뜨고 있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