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결국 이익의 함수다.

돈을 많이 번 기업의 주가는 오르지만 그 반대일 땐 내린다.

물론 '유동성'이라는 변수가 때로 주가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유동성도 '이익'이라는 원군을 만나지 못하면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업황을 짚어보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2007년 산업지도는 '대체로 맑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회복세가 내년으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분기별로는 2분기부터 이익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 영업이익증가율은 비제조업의 2배에 달하며 경제회복을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의 이면에는 올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성장할 정도로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주가는 이익개선폭 못지 않게,이익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이익규모가 작더라도 증가속도가 예상을 웃돌 경우 주가가 크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제조업이 회복세 이끈다"

상장사들의 2007년 수익성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투자증권은 151개 주요 상장사의 내년 실적을 추정해본 결과 매출은 9.2%,영업이익은 20.6%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제조업의 영업이익증가율은 31.9%로 비제조업 16.6%의 2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 1분기 4.2%로 바닥을 친 뒤 2분기부터 회복세를 타 4분기엔 5.0%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익전망을 볼 때 내년 상반기 중 반도체 조선 철강 제약 음식료업종에 머물다 하반기엔 디스플레이 자동차 은행 통신서비스 유통 건설 등으로 갈아타라"고 주문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회복 기업과 재평가가 진행 중인 종목을 중심으로 내년 투자대상을 압축하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반도체와 관련부품,소비생활용 내구소비재,기계·장치 등의 자본재 섹터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업종의 경우 이익은 늘겠지만 주가가 높은 수준이라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호황 지속업종은 조선 항공 인터넷 교육

올해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조선업종은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의 본격 건조로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전에 저가에 수주한 물량이 점차 해소되고 있고,2004년 하반기부터 고가수주한 물량이 매출로 잡히기 시작해 내년 영업이익 규모는 올해(추정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진단이다.

항공운송업도 여객·화물수요 증가로 중장기 고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하향 안정과 원화강세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5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넷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도 50%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터넷 파워가 급증하며 올해 10%선인 온라인광고 비중이 내년엔 13%대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교육산업도 성장을 지속해 영업이익 규모가 30%가량 늘어나고,업체 간 인수합병(M&A) 이슈도 본격화될 것이란 진단이다.

◆회복업종은 IT 제지 보험 증권 유틸리티

IT(정보통신)업체들의 실적은 올 4분기부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유가하락과 원재료값 안정 등에 힘입었다.

이에 따라 올해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IT업종의 영업이익은 내년엔 80% 안팎의 급증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상반기는 부진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실적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증권업종의 영업이익도 내년엔 20% 이상 늘어나며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의 업무영역이 확대되는 자본시장통합법 시대를 맞아 다각화된 수익구조를 갖춘 증권사가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보험은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40%에 달하며 금융업종 내에서 가장 강력한 실적개선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쟁완화 국면으로 진입한 데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장기보험상품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보합권인 한전 가스공사 등 유틸리티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내년엔 10%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