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쪽으로 3시간여 달려 도착한 장쑤성 롄윈강(連云港).눈에 들어오는 광활한 대지는 염전이다. 드문드문 포클레인이 작업에 열중이다.

"염전은 국가소유 유휴지이기 때문에 개발비(땅값 보상비)가 거의 없습니다.

공업용지는 아주 싼 가격에 개발업체나 기업에 분양될 것입니다." 기자를 맞은 롄윈강 도시계획국의 첸더푸(錢德福) 부국장은 "칭다오보다 50% 이상 싼 가격으로 토지를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롄윈강이 중국 연해지역의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공격적인 개발전략을 추진해 온 이 도시가 공업과 물류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외국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롄윈강의 예상 외국인 투자유치액은 3억6000만달러.2년째 3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 70여개에 그쳤던 한국기업들도 현재 100개에 달하고 있다.

칭다오 옌타이(煙台) 쑤저우(蘇州) 등 기존 개발도시에 진출한 기업들도 롄윈강으로 이동할 움직임이다.

개발 도시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롄윈강이 주목받는 이유는 잘짜여진 물류망에 있다.

시내에서 20여분 떨어진 렌윈강 항구.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인 이곳 한편에 독특한 모양의 탑이 있다.

'신(新)아시아유럽철도의 동쪽 기점'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롄윈강에서 중국을 가로질러 중앙아시아,나아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연결된 '신아시아유럽철도'의 기점을 표시한 탑이다.

'철(鐵)의 실크로드'가 롄윈강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 물류망은 또 동쪽 연안을 타고 베이징 상하이 등과 연결되고,바닷길을 통해 한국 일본 미국 등과 이어지게 된다.

외국기업이 롄윈강으로 몰려드는 또 다른 이유는 안정적인 조업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진출 기업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토지 확보.그러나 롄윈강 시정부는 염전을 공업용지로 전환,낮은 가격에 거의 무제한 공장부지를 공급하고 있어 땅 걱정이 없다.

도학노 롄윈강 갑을방적법인 사장은 "주변 다른 도시와는 달리 전력과 공업용수도 풍부해 1년 365일 공장을 돌릴 수 있다"며 "아직 개발 초기라 값싼 인력도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롄윈강이 토지,에너지,인력 등 중국 투자의 '3난(三難)'을 해결할 새로운 탈출구로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롄윈강 시정부는 한국기업 유치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롄윈강 동쪽에 조성되고 있는 25㎢ 규모의 개발구에 '한국공업구'를 배치하는가 하면,내년 3월 서울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공업구 개발업체인 자타이청스의 장궈안(蔣國安) 사장은 "한국공업구는 전체 개발구 조성사업의 첫 프로젝트"라며 "기계 의료기기 화공 조선 섬유회사들을 끌어들여 칭다오보다 뛰어난 한국비즈니스단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롄윈강=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